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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보다 뜨거웠던 ‘노란 함성’…상암벌 달군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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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보다 뜨거웠던 ‘노란 함성’…상암벌 달군 빅뱅

입력
2016.08.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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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데뷔 10주년 무대엔 6만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 야광봉을 흔들며 공연을 만끽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 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데뷔 10주년 무대엔 6만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 야광봉을 흔들며 공연을 만끽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푹푹 찌는 가마솥 더위보다 뜨거웠다. 상암벌이 6만 5,000여명의 ‘노란 함성’으로 들끓었다. 보이그룹 빅뱅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연 ‘빅뱅 10 더 콘서트: 0 TO 10’을 통해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온 관객들은 해가 진 뒤 밤까지 이어진 폭염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빅뱅의 상징색인 노란색의 왕관 모양 야광봉을 흔들며 상암벌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2006년 8월19일 데뷔한 빅뱅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빅뱅은 히트곡 퍼레이드로 관객들과 지난 10년을 뜨겁게 추억했다. 빅뱅은 ‘하루하루’를 비롯해 ‘뱅뱅뱅’ 그리고 ‘마지막 인사’, ‘붉은 노을’, ‘거짓말’ 등을 열창했다. 앙코르 마지막 곡인 ‘배배’까지 3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 내내 관객의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무대 앞 그라운드 스탠딩 구역에선 더운 날씨에 너무 열광한 나머지 탈진해 들 것이나 휠체어에 실려 나간 관객도 적지 않게 눈에 띌 만큼 공연의 열기는 뜨거웠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데뷔 10주년 공연에서 빅뱅 멤버들이 팬들의 환호성 속에 춤과 노래로 무대를 꾸미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빅뱅 데뷔 10주년 공연에서 빅뱅 멤버들이 팬들의 환호성 속에 춤과 노래로 무대를 꾸미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독 웃음이 넘치는 공연이었다. 빅뱅은 10년 동안 함께 한 팬들에 쉼 없이 농담을 던지고, 재기 발랄한 무대를 만드는 데 힘썼다. 대성은 자신의 구수한 외모(?)와 서글서글한 성격을 빗대 “여러분의 청국장”, “누룽지”라며 관객들에 격의 없이 다가갔다. 국내 대중 가요의 유행을 이끈 아이돌은 구성진 트로트도 불렀다. 대성은 트로트 솔로곡 ‘날 봐 귀순’을 엉덩이 춤을 추며 불러 공연의 흥을 돋웠다. 대성은 빅뱅의 콘서트를 순식간에 ‘전국노래자랑’으로 만들었다. 양 팔에 술이 달린 의상에 빨간색 구두를 신고 무대에 오른 대성은 “이 옷을 입고 나면 빅뱅 무대 의상이 심심하다”고 너스레를 떨어 다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승리는 대성과 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지드래곤의 솔로곡 ‘삐딱하게’를 불러 관객에게 새로움을 주기도 했다. 팀의 두 막내와 달리 리더인 지드래곤과 래퍼 탑 그리고 보컬 태양은 개별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여 상반된 재미를 줬다.

‘월드스타’ 싸이의 깜짝 무대는 공연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였다. 싸이는 백댄서 없이 무대에 혼자 올라 자신의 히트곡인 ‘챔피언’과 ‘강남스타일’을 불러 빅뱅의 축제를 빛냈다. 싸이는 “빅뱅처럼 확실히 자기 색깔을 갖고 10년 동안 활동해 온 보이 밴드가 있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6년 내가 ‘연예인’으로 활동할 때 빅뱅이 ‘라라라’로 첫 방송을 했는데, 양현석 대표가 ‘두고 봐. 쟤네가 다 죽여버릴 거야’라고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며 후배의 10주년에 의미를 두기도 했다.

빅뱅 팬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데뷔 10주년 공연에 열광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빅뱅 팬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데뷔 10주년 공연에 열광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역사에 남을 공연”이란 싸이의 말처럼, 이번 빅뱅의 10주년 공연은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한 회 공연에서 6만,5000석을 꾸리기는 국내 가수 중 빅뱅이 처음이다.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YG)는 넓은 경기장 내 객석에 고른 사운드를 전해주기 위해 10곳에 ‘딜레이 스피커’를 설치해 음향에 신경 썼다. 무대엔 가로 14m와 세로 14m 규모의 3단 피라미드 리프트를 설치해 다양한 무대를 연출했다. 큰 규모를 자랑했던 빅뱅의 10주년 공연은 한 회 매출만 최소 8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연 티켓은 스탠딩 구역과 1ㆍ2ㆍ3층 좌석의 티켓 가격이 11만 원으로, 총 6만 5,000여 장이 팔려 티켓 매출만 71억 5,000만원에 달했다. 1만 8,000원인 노란색 왕관 모양 야광봉 등 빅뱅 관련 기념품 매출까지 고려하면 이날 공연 매출은 80억 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는 게 공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빅뱅 멤버들도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 놀란 눈치였다. 지드래곤은 “외국 활동을 많이 해서 한국에서 인기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늘 보니 인기가 많네요”라며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 고마워했다.

평균 6년에 이르는 연습생 생활을 거쳐 가요계에 데뷔해 보이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체 없이 10주년을 맞은 만큼, 빅뱅 멤버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특별했다.

지드래곤은 “YG라는 회사에 들어온 이후부터 항상 8월은 내 생일로만 기억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생일보다는 팬들과 멤버들 생각이 더 나는 뜻 깊은 날이 돼 행복하다”며 “10년이 후딱 갔는데 나중에 10년 후에도 또 공연하고 오래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10주년 소감을 밝혔다. 대성은 “어제(19일) 공연 리허설을 하고 돌아가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행복하다’,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10년간 함께해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태양은 “빅뱅의 앞으로 10년을 논의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빅뱅의 향후 10년을 기대했다.

공연을 관람하러 온 연예인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태양의 연인인 배우 민효린을 비롯해 유진·기태영 부부, 유인나, 이동휘 등과 가수 이정현, 걸그룹 씨스타 멤버 다솜, 2NE1의 멤버 산다라박과 이하이, 방송인 김태균이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 빅뱅의 무대를 즐겼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데뷔 10주년 맞은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0주년 맞은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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