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으로 병원 치료
경찰, 구속영장 신청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14살 아들이 범행 후 집에 있던 돈으로 PC방에서 게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A군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A군은 19일 낮 12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원룸주택에서 함께 사는 아버지 B(53)씨의 가슴 등을 밥상 다리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척추 협착과 뇌병변 등을 앓고 있는 B씨는 거동이 불편해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자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아버지를 밥상에서 빼낸 다리 등으로 때린 뒤 집에 있던 1,000원을 들고 집 인근 PC방에 가 게임을 했다. 경찰은 A군이 수시로 드나들던 PC방에서 적립금까지 합쳐 3시간 가량 게임을 하고 이날 오후 5시쯤 다시 집에 돌아와 숨진 아버지를 발견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은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군을 긴급 체포했다.
A군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 지난해 중학교에 진학했으나 유급돼 올해 초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아 유예 처리된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던 그는 “아버지에게 PC방에 가려고 2,000원을 달라고 했지만 안 줘서 때렸다”고 진술한 뒤 번복하는 등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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