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0시 50분 가지안테프 도심의 결혼식장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69명이 부상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태 당시 결혼식장 주변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려온 후 도로에는 희생자들의 시신 수십 구가 천으로 덮인 채 놓여 있었다. 알리 예를리카야 가지안테프 주지사는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이번 폭발에 대해 “혐오스러운 테러 공격”이라며 “공격을 저지른 반역자들을 비난한다”고 발표했다.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없으나 터키 당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1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IS를 테러 배후라고 밝히며 “이 땅에 분열의 씨를 뿌리기 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한 “테러 용의자는 12~14세로 추정되며 스스로 폭탄을 터뜨렸거나 혹은 원격 조정에 의한 폭발이었을 수 있다”고 밝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시리아 국경에서 64㎞ 떨어진 가지안테프는 난민과 테러 조직이 몰려 터키의 다른 지역보다 위험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5월에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2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폭탄이 터진 결혼식장 주변은 쿠르드계가 많이 거주하는 곳이어서 초기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연계 의심도 제기됐다. 하지만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 측도 IS를 테러 주체로 언급하며 비난하고 나서 IS 배후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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