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와 핏자국으로 뒤덮인 얼굴에 초점 없는 표정으로 전 세계를 울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의 10세 형이 폭격 사흘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크니시의 사진을 찍은 마무드 라슬란은 20일(현지시간) DPA통신에 “옴란의 형 알리가 오늘 알레포병원에서 부상이 악화해 숨졌다”고 밝혔다.
알리와 옴란 다크니시 형제는 이달 17일 시리아군 또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아래서 함께 구조됐다. 폭격 당시 집 안에 있던 옴란과 다른 가족들은 가벼운 부상을 입는 데 그쳤으나, 집 밖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알리는 복부를 심하게 다쳤다. 라슬란은 “알리는 구조 당일에 수술을 받았고 어제까지만 해도 상태가 안정적이었지만 이날 급격히 상태가 악화해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고 전했다.
미국서 활동하는 시리아 시민 활동가인 케난 라흐마니는 “옴란은 알레포 고통을 알리는 세계적 상징이 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이는 그저 ‘상징’에 불과하다”며 “알리는 현실이다. 시리아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표현했다.
다크니시 부모는 20일 알레포 동부에 마련된 임시 거주지에서 조문객을 받았다. 옴란의 사진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보복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부모는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다고 라슬란은 설명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알레포에서는 지난달 31일 이후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는 “공감과 분노에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며 “옴란 또래의 시리아 아이들이 어른들이 벌인 이 전쟁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공포 밖에 없다. 어른들이 이 악몽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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