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계주 예선에서 미국 대표팀이 ‘타임 트라이얼(팀이 단독으로 달려 기록을 측정하는 것)’을 적용 받아 결선에 오르면서 대신 중국 대표팀이 탈락하자 중국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중국과 미국의 갈등 관계가 올림픽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400m 계주 예선 2조 경기에서 미국의 2번 주자 알리슨 필릭스(31)는 3번 주자 잉글리시 가드너(24)에게 바통을 넘겨주다 떨어뜨렸다. 미국은 1분06초71의 기록으로 최하위가 됐고, 동영상 판독을 신청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리우 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필릭스가 브라질 선수의 방해로 균형을 잃었다”며 브라질팀을 실격시키고, 미국팀 기록을 다시 측정하기로 결정했다. 미국팀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단독 재경기에서 예선 1위인 자메이카(41초79)보다 빠른 41초77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초 최하위(8위)로 결선에 진출했던 중국(42초70)이 밀려 탈락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 네티즌들이 “메이궈라우(양키)의 횡포가 그칠 줄 모른다.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간섭하더니 이제는 스포츠까지 간섭한다. 시청률 때문에 자메이카와 미국을 (결선에서) 맞붙이려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세계의 패자인 미국과 발전도상국인 중국의 차이다”, “선수는 흥분제를 복용할 수 없지만 (재경기를 승인한) 심판은 약을 복용해도 된다”는 글을 올리는 등 이번 결과에 반발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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