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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목사에 무죄구형 임은정 검사 SNS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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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목사에 무죄구형 임은정 검사 SNS 애도

입력
2016.08.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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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목사에 무죄구형 임은정 검사 SNS 애도

박형규 목사의 2012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던 임은정(42ㆍ사법연수원 30기) 의정부지검 검사가 18일 별세한 박 목사와 일화를 페이스북 계정에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 검사는 이날 박 목사를 추모하는 뜻으로 올린 글에서 “2012년 7월 하반기 인사이동으로 전담 재판부가 변경됐는데 실무관이 가져다 준 공판카드 더미 안에 과거사 재심 공판카드가 끼어있었다”며 “옛 판결문 사본을 무심히 읽다가 기록을 읽고 관련 사건을 검색해 보며 하나님이 이 분 때문에 나를 이 재판부로 갑자기 불러들였구나 싶었다”고 썼다.

그는 이어 “무죄 구형을 결심하고 어렵게 결재를 받았는데 논고문 작성은 미뤄뒀다”며 “공안부 반대를 무릅쓰고 겨우 결재를 받은 것이어서 논고문을 미리 작성했다면 왜 사전에 결재 받지 않았냐고 트집 잡힐까 봐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재심 선고 공판이 있던 날의 기억도 회상했다. 그는 “과거 국가권력의 범죄에 대한 죄스러움과 목사님의 헌신에 대한 감사,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람으로 몸이 떨렸다”며 “그날 법정에 목사님이 내 마음에 남겨주신 마음, 소중히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2012년 9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을 살았던 박 목사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3개월 뒤에도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당시 재판정에서 “이 땅을 뜨겁게 사랑해 권력의 채찍을 맞아가며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간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민주주의의 아침이 밝아 그 시절 법의 이름으로 그 분들의 가슴에 날인했던 주홍글씨를 뒤늦게나마 다시 법의 이름으로 지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는 검찰 관행이었던 ‘백지구형’을 하지 않은 임 검사에게 4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한편 박 목사의 발인 장례예식은 22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장으로 치러진다. 이에 앞서 21일 오후 4시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관하는 예배가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로 정해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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