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회사에 가짜 경유를 팔아 억대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짜 경유를 판매해 1억8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이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가스충전소에서 일한 이씨는 2년 전부터 석유판매업도 병행하면서 가짜 석유 제조 방법을 전해 듣고 범행에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김모(35)씨를 끌어 들여 등유에 윤활유를 섞은 가짜 경유를 만들었다. 등유와 윤활유를 혼합할 경우 진품 경유와 무게와 점도가 비슷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법인까지 설립해 위조 제품 판매처를 물색하던 이들은 경기 수원시에 있는 한 관광버스 회사와 계약하고 4월부터 4개월 동안 시가보다 ℓ당 300원 가량 저렴한 920원에 경유 9만ℓ를 공급했다. 경찰은 버스회사 측 역시 이씨 일당으로부터 구매한 경유가 가짜임을 알고도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거래에 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버스회사 측과 가짜 경유를 매매한 사실을 자백했고 거래내역서 등 관련 증거도 확보했다”며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이들과 사전 공모했는지 여부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승객을 태운 관광버스는 안전사고가 날 경우 피해 규모가 커 가짜 연료 사용이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해당 버스회사도 가짜 경유를 공급받은 기간 동안 중국인관광객들을 대거 실어 나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짜 석유로 차량을 운행하면 엔진부품이 마모돼 심하면 엔진이 터질 수도 있다”며 “특히 버스는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단속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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