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철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20만 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 관광지’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올 여름 동해안 92개 해수옥장을 찾은 인파는 2,421만 명으로 전년(2,579만 명) 대비 120만 여명 줄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창궐한 지난해 수준을 밑돈 수치다. 강원도 등이 ‘여름철 대표 휴가지’라고 자평하는 표현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인 셈이다. 7월 비가 내리는 궂은 날과 저온현상이 이어지면서 크게 위축됐던 피서객 방문이 이들 들어 기록적인 폭염 및 열대야와 함께 수직 상승한 것이 그 마나 다행이었다는 평가다.
동해안 해수욕장 관광객 감소는 해외여행과 캠핑, 트레킹 등 휴가패턴의 다양화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가장 크다. “이 같은 휴가패턴 변화는 백사장과 청정 바다 등 자연자원에만 의존한 단순한 관광객 유치전략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해안 상경기도 1년 중 최대 대목을 체감하지 못했다. 경포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먹을 거리와 소모품을 모두 준비해 오는 알뜰 피서족이 늘고 관광객들의 체류 기간도 예전보다 줄어 여름특수는 이제 먼 옛날얘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어촌체험 프로그램과 해양 레일바이크 등 타 지역과 차별화 된 콘텐츠 확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투명카누와 바다 래프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에 비해 관광객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난 삼척 장호, 용호해변의 마케팅은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동해안 군 경계 철책 철거도 휴가철 경기회복을 위한 현안으로 지적됐다. 실제 후릿그룸 체험으로 잘 알려진 강원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해변의 경우 철책 450m가 사라지자 올 여름 10만 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아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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