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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마법같은...에든버러 페스티벌을 가다

입력
2016.08.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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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성을 배경으로 로열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에든버러 성을 배경으로 로열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중앙역, 주위를 둘러보니 웅장한 성과 이를 둘러싼 광활한 숲 그리고 호수 등 온통 중세 도시의 분위기로 가득하다. 6세기에 지어진 도시 중심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에든버러 성은 고풍스럽다. 성 안에 들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에든버러 시내와 넓게 트인 풍경을 바라보면 눈과 귀가 새롭게 트인다.

에든버러 성 아래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에든버러 성 아래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성 위에서 보면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성 위에서 보면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킬트 차림으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남성
킬트 차림으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남성

스코틀랜드의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백파이프와 스카치위스키가 아닐까? 거리를 지날 때면 추억 속의 스카치캔디 광고를 떠올리게 하는 백파이프 소리가 귓가에 울려 미소를 짓게 한다. 비가 잦은 에든버러의 카페에서는 스카치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백파이프 연주가 쉽지 않은지 연주 내내 힘들어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해리포터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이곳 에든버러 출신이다. 롤링은 24세에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가는 기차여행 중 '소년 마법사 해리포터’라는 소설의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이 시리즈의 초고를 완성할 당시 그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초라한 집에서 거주했고, 보조금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하면서 빈곤에 허덕였다. 에드버러 성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곳 아주 평범한 카페에서 해리포터의 일부가 탄생했다.

조앤 K 롤링이 자주 들러 글을 쓰던 카페.
조앤 K 롤링이 자주 들러 글을 쓰던 카페.
카페 벽면에 그의 사진이 붙어 있다.
카페 벽면에 그의 사진이 붙어 있다.

▦로열 밀리터리 타투 공연 모습

퍼포먼스는 아닌데, 마술인가?
퍼포먼스는 아닌데, 마술인가?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의 다양한 공연에 자유분방함이 묻어 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의 다양한 공연에 자유분방함이 묻어 난다.

매년 8월이면 에든버러에서는 롤링과 같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예술가들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유명한 전문 음악인, 연극인들이 몰려들어 에든버러를 한 순간에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기 때문이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프린지 페스티벌. 공연예술인들이 꼭 한번 참여하고 싶은 꿈의 축제가 열리는 로열마일 골목 구석구석에서 연주, 퍼포먼스, 마술 쇼 등이 관객의 코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루에도 수없이 급변하는 악명 높은 날씨도 예술에 대한 이들의 열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흩날리는 가랑비와 짙은 먹구름도 어느새 훌륭한 무대효과가 되어 버리니 말이다. 정성을 다한 열정적인 공연은 초라한 간이무대 조차도 멋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버린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중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에든버러 성 앞에서 진행되는 로열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다. 킬트(스코틀랜드 남성의 체크무늬 스커트)를 입은 스코틀랜드 군악대의 백파이프 공연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군악대들이 참가해 연주, 노래, 춤으로 자국의 역사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무대를 연달아 선보인다. 마지막 피날레가 끝날 때쯤이면 어느새 관객들 모두 하나가 되어 있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군악대 행진과 연주를 보여주는 이 행사는 매년 매진사례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에든버러 축제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의 정신을 치유하기 위해, 그리고 종전 후 전쟁으로 얼룩진 유럽을 문화예술로 재통합하자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에든버러를 세계에 알리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다.

주민들도 참가해 축제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로 결속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나아가 지역의 문화 자원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중세와 근대전통 건축물로 가득 찬 에든버러에서 세계 각지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연예술로 교류하며 축제 그 이상의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아름답다.

0 한국 ‘비나리’팀의 거리 홍보.
0 한국 ‘비나리’팀의 거리 홍보.
공연을 마친 한국의 ‘페르난도’팀이 거리 홍보를 하고 있다.
공연을 마친 한국의 ‘페르난도’팀이 거리 홍보를 하고 있다.

프린지 페스티벌 중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코리안 시즌'이 에든버러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송승환의 '난타' 공연도 이 축제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에든버러 중심가 로열마일에서 한국의 청년예술인으로 구성된 ‘비나리’와 '페르난도'팀이 열정적 공연을 펼치자 외국 관객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마침내 하이라이트 공연이 끝나자 다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페르난도’팀원의 말로는 올해 한국에서 5개 팀이 참가했다고 한다.

올림픽에서 스포츠 청년들이 피땀 흘리며 한국을 알리는 동안, 이역만리 이곳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도 청년 예술인들이 비를 맞으며 한국의 공연예술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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