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천재 바둑기사가 반 년 만에 천방지축 날라리 왕세자로 돌아왔다. 배우 박보검(23) 이야기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보검은 “예전부터 사극이라는 장르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대본을 보자마자 설레는 마음이었다”며 차기작으로 사극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사극 촬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더움이겠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예쁜 한복을 입는 모습이 영상으로 오래 남아서 좋겠다”고 촬영 소감을 덧붙였다.
로맨틱코미디 스타일의 청춘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배우 박보검의 이력에도 특별한 드라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 출연 이후 사실상 단독 주연으로 참여하는 첫 드라마인데다 장르도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이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캐스팅이 되었을 때는 ‘내가 이 작품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작품에 임하는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드라마를)저 혼자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바꿔 감독님, 스태프들, 동료배우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갖자 부담감에서 벗어났고, 지금은 촬영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감사하게 촬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보검은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에 속상하다”고 말했다. ‘응답하라의 저주’는 화제의 중심에 있던 ‘응답하라’ 출신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전작만큼 눈길을 끌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응답하라’시리즈를 통해 얼굴을 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축복 같은 작품”이라며 “드라마가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지만, 잘되고 안 되고를 떠나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역 출신의 배우인 김유정(16)과의 호흡도 이 드라마의 볼거리다. 박보검은 “연기를 할 때만큼은 저보다 선배이자 성숙한 친구라 생각하고, 저를 항상 먼저 배려를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정도 “보검 오빠랑 같이한다고 해서 너무 행복했고, 너무 잘생겨서 멍 때릴 때도 있었다”고 밝혔다.
장난기 가득한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얼떨결에 내관이 된 남장여자 홍라온(김유정)의 유쾌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22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정우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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