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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돈 붓지만 판세 흔들기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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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돈 붓지만 판세 흔들기 ‘글쎄’

입력
2016.08.19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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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짜인 선거구도로 진행

대선 과정에서 미국인들은 선거 캠페인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 후보들과 지지자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언론의 취재 경쟁도 뜨겁다. 또 선거 캠페인을 위해서 천문학적인 돈까지 사용된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선거 캠페인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정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기도 훨씬 전부터 존재하는 조건들 예를 들면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경제적 여건, 유권자들의 정당일체감 분포 정도 등에 따라서 선거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예측이 과거 수많은 선거결과와 대개 일치한다. 선거캠페인이 어떠한 방식으로 펼쳐지더라도 미리 짜인 선거구도 자체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정치심리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정당 또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이미 마음먹은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정보만을 취사 선택해서 믿는다.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 거짓 정보나 과장된 정보까지도 유리한 것은 큰 의심 없이 믿고 이후 올바른 정보가 주어져도 수정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하는 루머에 대해 공화당 지지성향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유권자들을 선거캠페인을 통해서 설득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물론 선거캠페인이 전혀 무용지물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가정방문 선거운동이다. 특정 후보에게 우호적이지만 투표 참여 의향이 낮은 유권자들을 설득해 실제 투표하게끔 하여 상당한 투표율 제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12년 대선의 경우 플로리다 주에서 오바마 선거캠프는 아주 많은 자금과 노력을 들여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는데, 이로 인해 플로리다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수 있었다.

또 모든 유권자들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특정한 집단은 캠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인구 비중은 적지만 중도성향 부동층이 대표적이다. 진보ㆍ보수의 이념보다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분화된 정책(예컨대 이민 정책, 동성애자정책 등)에만 반응하는 시민들도 있다. 이들은 아주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선거캠페인을 통해 지지후보를 바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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