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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맞춤법 서비스, 기술 표절 논란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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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맞춤법 서비스, 기술 표절 논란 휩싸여

입력
2016.08.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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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철 교수 의혹 제기에

네이버ㆍ카카오 “자체 개발” 반박

권혁철 나라인포테크 대표(부산대 교수)가 개발한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권혁철 나라인포테크 대표(부산대 교수)가 개발한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다음(회사명 카카오)의 맞춤법 관련 서비스가 중소기업의 기술을 표절했다는‘베끼기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상생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적잖다.

권혁철 나라인포테크 대표(부산대 교수)는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6년간 개발해 온 한국어맞춤법검사기를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어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는 우리가 로마자 변환기를 만들었더니 곧 유사한 걸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맞춤법 검사기에 맞춤법 수정 사례가 새로 추가되면 네이버와 다음 서비스에서도 즉각 반영되는 일이 반복되며 표절을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단순 오타를 고치는 건 쉬워도 문맥상 오류를 바로 잡는 것은 오랜 연구와 빅데이터의 결과인데 이를 너무 쉽게 베끼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권 대표는 1992년부터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왔으며, 2000년 나라인포테크를 세워 맞춤법 검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즉각 “자체 개발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권 대표는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가 맞춤법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프로그램의 기본 원리 등이 담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무료로 공개한 것도 문제라고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어렵게 구축한 기술에 대한 API를 공개해 버리면 우리와 계약하려던 업체들도 빼앗기게 된다”며 “도둑질을 한 뒤 선심을 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카카오는 “맞춤법 API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로마자 변환 API를 공개중인 네이버 역시 중단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선 표절 여부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기 힘들어도 기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대기업의 행태는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과 인력은 유사 서비스를 단기간에 모방하는 데 쓸 게 아니라 관련 산업을 성장시킬 기술과 새로운 시장 창출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달에도 네이버의 번역 서비스 ‘참여번역Q’가 신생 혁신 기업(스타트업) 플리토의 애플리케이션을 표절했다는 파문이 일었다. 카카오도 지난 5월 간편 송금 서비스가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를 베꼈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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