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대학, 모의고사 성적 토대로
플러스 마이너스 10점 범위 지원
최근 2년간 계속 어려웠던 국어
복합지문 집중적으로 정리해야
영어ㆍ수학은 모의고사 형식으로
시간 안에 문제 푸는 연습해둬야
잠 줄여가면서 공부 하는 것 금물
수능 당일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무작정 공부에 매진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전략적으로 학습하는 게 필요한 시기다. 한 달 뒤 시작되는 수시 모집에 지원할 대학과 전형, 모집단위를 신속하게 결정하고, 영역별 수능 마무리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 공부했던 내용을 점검하고 남은 기간 동안 실전 감각을 기르는 게 좋다.
실력 파악해 수시 대학 신속히 결정
9월 12일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원서를 접수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들여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능까지 9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수시 대학을 고르고 경쟁률을 의식하는데 시간을 너무 쏟으면 수능 공부에 집중할 마지막 기회를 흘려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안에 학교 상담 및 입시기관을 통해 관련 정보를 수합하고 9월 1일 평가원 모의고사를 본 뒤 곧바로 6개 지원 대학을 확정하는 게 좋다.
수시 모집에 지원할 대학을 고를 땐 본인의 희망사항만 고려하지 말고 객관적 수치인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하는 게 좋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 모의고사 점수 중 백분위 점수를 네 과목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해서 플러스 마이너스 10점 범위로 정시 상향ㆍ적정ㆍ안정 지원권 대학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 안에서 수시 대학 6개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수능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커져도 이 범위에서 벗어나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대학에는 지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시에 합격할 경우 수능을 아무리 잘 쳐도 더 좋은 대학에 지원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6월 평가원 성적으로 본인의 위치를 가늠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6월 모의고사는 보통재수생과 반(半)수생이 절반 정도 밖에 응시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능과 등급 격차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인이 소속된 학교의 내신대별 수능 실제 결과치를, 학교가 보유한 통계를 통해 확인해 본 뒤 이를 6월 평가원 성적과 함께 활용해 수능 등급을 예측해보는 게 좋다.
국ㆍ영ㆍ수ㆍ탐구 영역별 수능대비는 이렇게
수시 모집에 지원한 학생이라도 논술보다는 영역별 수능 마무리 공부에 집중하라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 등급이 활용되는데다 수시는 경쟁률 자체가 워낙 높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능을 대비할 땐 영역별 주요 내용을 총정리하고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 실전감각을 길러야 한다.
국어 영역의 경우 최근 2년간 계속 어려워진 출제 경향을 고려해야 한다. 국어 AㆍB형이 처음으로 통합되는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선 새로운 패턴의 문제가 많이 등장했다. 문법에서 중세 국어가 자료 분석 형태로 출제됐고, 독서 지문도 영역간 복합 지문이, 문학에서도 고려 속요 갈래론이 섞여서 제시됐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이번 수능은 긴 지문과 복합지문을 시간 내 독해해 문제를 풀어내는 게 고득점의 비결”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고난도 문항은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한 뒤 정답과 오답 근거를 따져 정리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도 “인문계 학생은 과학ㆍ기술 지문을, 자연계 학생들은 경제ㆍ사회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에게 특히 어려운 분야의 지문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어 영역은 실전 모의고사 형식으로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모의고사를 풀 때는 확실히 맞힐 수 있는 문제는 빠르게 풀면서 넘어가고 이 때 절약한 시간을 고난도 유형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보통 빈칸 추론 유형이 빠르게 풀기 어려운 문항으로 출제된다. 맞히지 못한 고난도 문항을 중심으로 오답 노트를 만들어 두면 수능 시험장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호열 종로학원 하늘교육 영어과 강사는 “매주 2회씩 모의고사를 풀어 보되 한 회는 EBS와 연계된 모의고사를, 나머지 한 회는 EBS와 무관한 모의고사를 푸는 식으로 낯선 지문 출제에 대비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학 영역도 매주 2회씩 모의고사를 치러 계산 실수를 줄이고 시간 배분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재진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실장은 “모의고사를 치를 때 100분 중 70분엔 아는 문제를 다 풀고 나머지 시간에 고난도 변별력 문제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보통 29번, 30번에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앞선 문항에서 시간을 아껴 이 문항을 공략해야 한다. 다만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문제 풀이를 통해 반복해서 틀리는 취약 개념과 단원을 파악하고 하루 1개 개념을 집중적으로 학습 해나가야 단기간에 더 효율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탐구영역 가운데 올해 처음 필수 과목이 된 한국사는 평이하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모의평가에서도 기본적인 소양을 묻는 정도의 문제가 주로 출제 됐다. 사회탐구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교과 내용이 지문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익숙해지는 훈련이 필요하다. 과학탐구에는 기본 개념을 묻는 문제 외에도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출제된다. 시사적인 자료들로 구성된 문제를 많이 접해 과학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들을 꼼꼼히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제2외국어와 한문은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풀면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막판 스퍼트엔 컨디션 조절이 생명
수능을 세 달 앞둔 시점에는 공부만큼 중요한 게 컨디션 조절이다. 9월 수시 지원까지 끝나고 나면 모든 시간을 수능 당일과 맞춰 훈련하는 것이 좋다. 이종서 소장은 “영역별로 철저하게 시험 시간에 맞춰 공부하면서 몸을 익숙하게 만들어야 수능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잠을 과하게 줄여가면서 공부를 하는 것도 금물이다. 깨어 있는 동안 단기기억 저장소에 보관됐던 공부 내용이 잠을 잘 때 비로소 대뇌의 각 부분에 새겨지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공부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어렵다. 본인에게 적절한 수면 시간이 몇 시간인지 파악해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습관을 들이는 게 어렵다면 수면과 관련된 생활 패턴을 ‘수면일지’로 기록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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