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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前 산업은행장, 기업 옮길 때마다 측근에 홍보 일감 특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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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前 산업은행장, 기업 옮길 때마다 측근에 홍보 일감 특혜 제공

입력
2016.08.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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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3년간 20억대 고액계약 맺은 N사

산은도 총 4, 5건에 1억5,000만원대 용역계약

티스톤ㆍ나무코프 등에서도 계속 일감 따내

민유성(62)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홍보대행사 N사 대표 박모(58)씨에게 지속적으로 일감을 제공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정ㆍ재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남 전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기 직전인 2008년 말~2009년 초, 대우조선에서 3년간 20억원대라는 특혜성 고액계약을 따내 ‘로비스트 활동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민 전 회장과 박씨의 커넥션에 주목, 그 동안 이들이 맺어 온 계약들을 따져보고 있다.

18일 검찰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9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관련, 대ㆍ내외 홍보 강화를 이유로 N사와 2,000만원대의 용역계약을 맺었다. 또 민 전 행장 재임시절 산은금융지주도 2건, 산은 인사부 1건 등의 홍보대행 또는 스피치 교육 등의 총 4, 5건의 용역계약을 N사와 체결했다. 해당 계약들로 N사에 건네진 금액을 모두 합하면 1억5,000만원에 이른다. 검찰은 수많은 홍보업체들 가운데 N사가 선정된 배경에 박씨와 깊은 친분을 유지해 온 민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에도 박씨에 대한 민 전 행장의 일감 제공은 계속됐다. 2011년 민 전 회장은 산은에서 나와 티스톤파트너스 회장, 나무코프 회장 등으로 있으면서 N사와 잇따라 수천만원대 홍보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에서도 이들은 함께 등장한다. 민 전 회장은 SDJ코퍼레이션 고문을 맡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대리인으로 활동했는데, 홍보를 담당했던 외국계 홍보대행사 사장이 박씨와 함께 N사를 설립한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해지했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 8일 N사와 박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러한 계약들과 관련한 서류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당 계약들에 불법성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민 전 회장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N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상 계약은 정상적이라 해도, 계약이 맺어진 구체적 경위나 이들 간에 오고 간 또 다른 자금 유무 등을 살펴본다는 뜻이다. 산은 관계자는 “N사와 맺은 계약은 모두 단발성 계약이었다”며 “홍보 필요에 따라 체결한 계약들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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