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입시ㆍ유학 상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 준 보습학원장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가짜 상담 앱을 통해 휴대폰 소액결제를 유도한 뒤 결제 금액의 절반을 현금으로 되돌려 준 혐의(대부업법 위반)로 보습학원 공동원장인 심모(38)씨와 이모(3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심씨 등은 대학입시 및 미국유학 상담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한 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상담료를 명목으로 7,726회에 걸쳐 약 17억원을 허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휴대폰으로 결제한 대금은 다음달 휴대폰 요금에 합산 청구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결제 금액을 30~60일 후에 갚게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예컨대 피해자가 10만원짜리 대학입시상담 콘텐츠를 구입하면 실제 상담은 하지 않고 현금 5만원을 입금해 줬다. 한달 뒤 콘텐츠 이용 대금 10만원은 휴대폰 요금에 합산되고 심씨 일당은 통신사 수수료 등 3만원을 제외한 7만원을 돌려 받는 식이다. 선이자만 무려 50%를 뗀 초단기 고금리 대출인 셈이다. 경찰은 이들이 무등록 소액대출을 통해 실제 챙긴 돈을 3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경기 파주시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던 심씨는 경영난을 겪자 친형(40)으로부터 휴대폰 결제시스템을 활용한 대출 수법을 전수받아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대부분은 대학생들이었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 불법 상담 앱을 이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소액 대출을 반복하면 휴대폰 요금 미납으로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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