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한 번 이뤄졌다고 그대로 지켜지는 게 아닙니다. 평화는 끊임없는 대화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빙코 풀리치 추기경ㆍ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대교구장)
18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 풀리치 추기경을 비롯, 세계분쟁지역의 종교 지도자들이 한데 모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9일부터 여는 ‘2016 한반도 평화나눔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풀리치 추기경 외에도 라이 추기경(중동 및 안티오키아 마로나이트교회 총대주교), 스타니슬라브 호체바르 대주교(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챠 주교(보스니아 반야루카교구장)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평화 실현을 위한 전제로 협상과 대화, 존중을 꼽았다. 라이 추기경은 레바논의 사례를 소개했다. 중동 국가 가운데 각 종교의 정체성과 시민권을 존중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그는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 국회의장은 시아파, 총리는 수니파에서 선출되는데 비록 형식에 불과해도 이런 평화가 멋지지 않냐”면서 “새가 두 날개로 나는 것처럼 평화는 이런 균형을 통해 매일 매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마리챠 주교는 동료 사제들이 성당 안에서 폭사하는 일을 겪으면서도 “약탈자들을 용서하는데 내적 갈등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순교자들의 희생이 고통스럽지만 결국 열매를 맺는다고 믿었다. 그는 “영원한 평화란 지상에 없다”며 “평화의 일꾼이 되기 위해 우리의 잘못은 무엇인지, 우리가 용서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를 늘 되새긴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만족화해위원장인 정세덕 신부는 “한반도의 평화구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통의 한 가운데서 사역하는 지도자들을 초대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고통 속에도 희망이 있으며, 그 희망의 불씨는 우리 마음 속 사랑에 있음을 국민들과 함께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해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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