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승마 센터에서 열린 승마 점핑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프랑스 대표팀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중년 남성이 있다. 올해 53세인 필리페 로지어다. 그는 이날 금메달로 아버지와 함께 꿈 꿔온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뤘다.
필리페의 아버지 마르셀 로지어(80)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건 40년 전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었다. 당시 13세였던 필리페는 아버지를 따라 동생 티에리 로지어(52)와 함께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고, 동생보다 두각을 나타내면서 1984년 LA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해 대를 이은 금메달을 노렸다. 앞선 두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던 필리페는 결국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프랑스가 이 종목 단체전 정상에 오른 것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처음이다.
로지어 일가는 프랑스에서 소문난 승마 가족이다. 아버지 마르셀이 프랑스 파리 근교에 ‘로지어 승마 센터’를 차렸고, 두 아들이 이 곳에서 승마를 배워가며 꿈을 키웠다.
올림픽 ‘부자 금메달리스트’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스웨덴 사격 선수인 오스카 션(사망ㆍ1908년 1921년)과 아들 알프레드 션(사망ㆍ1908년, 1912년) 부자를 시작으로, 영국 조정, 미국 체조, 미국 요트 등에서 2대에 걸친 금메달이 나왔다.
3대에 걸친 금메달은 없지만 할아버지가 못 이룬 금메달의 꿈을 아들과 손자들이 달성한 ‘하키 가문’도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어윈 켈러(사망)가 독일 대표로 남자 하키에서 은메달을 딴 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아들 카스텐(77)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손자 안드레아스(51)가, 2004년 시드니 올림픽 땐 손녀 나타샤(39), 2008년 베이징에서 또 다른 손자 플로리안(35)이 차례로 하키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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