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선수촌 남은 식재료로
노숙인ㆍ빈민에 요리 대접
세계 최고의 일류 요리사가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은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요리를 현지 노숙인들에게 나눠주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를 운영하는 오너 셰프 마시모 보투라(53)씨다.
그는 요즘 브라질 요리사 데이비드 헤르츠와 손을 잡고 리우데자네이루 중심가에서 매일 저녁 6시에 노숙인과 빈민들에게 요리를 대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폐건물을 고쳐 지은 식당 ‘가스트로모티바’에서 매일 요리사 40여명이 5000여인분의 음식을 교대로 만든다. 요리를 배우는 빈민가 파벨라 출신 젊은이들도 거들고 있다.
보투라씨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올림픽이 열리기 몇 달 전부터 25만달러(약 2억7,600만원) 상당을 모금하고 냉장고와 오븐, 아이스크림 제조기 등을 지원받았다. 식재료는 선수촌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케이터링 회사에서 얻는다. 케이터링 회사는 과잉공급으로 남거나 외관 문제로 납품하지 못하는 식재료를 이곳에 제공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브라질 영화배우 헤지나 카제 등 유명 인사들도 이곳을 방문해 보투라의 프로젝트를 응원했다.
보투라씨는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가스트로모티바를 연 것에 대해 “이건 자선활동이 아니라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음식 낭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사회통합 활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에서도 버려진 건물에서 65명의 셰프와 함께 남은 식재료와 버려지는 음식물 등으로 빈민과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작업을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운영하는 오스테리아 프란체스카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가 주는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이자 올해 ‘월드 베스트 50대 레스토랑’ 1위를 차지한 식당이다. 그는 자신의 레스토랑 운영 외에도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보투라씨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많은 양의 식재료가 버려지고 있다”며 “음식 쓰레기와 굶주림을 없애자는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에 왔다. 우리가 브라질에서 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취지로 최근 ‘영혼을 위한 음식’이라는 문화 재단을 최근 발족시키기도 했다. 보투라씨는 내년부터 할리우드 유명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손잡고 미국 뉴욕에서 버려지는 식재료 재활용 사업을 시작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스트로모티바는 올림픽이 끝난 뒤 사회적 기업 형태로 유지될 예정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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