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뿌린 대로 거뒀다, 일본과 영국의 '이유 있는' 리우 대약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뿌린 대로 거뒀다, 일본과 영국의 '이유 있는' 리우 대약진

입력
2016.08.18 13:50
0 0

▲ 올림픽 4번째 메달을 따낸 이쵸 가오리/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1960~1970년대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던 일본이 사상 첫 남미 대륙을 찾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때마침 추락하는 한국과 희비가 엇갈리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종합 순위 바꿈이 현실화됐다.

영국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런던 올림픽부터 과감한 투자의 결실이 약속의 땅 리우로 고스란히 옮겨져 미국과 세계 '빅2'을 다투던 중국을 따돌리기 일보직전이다.

일본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3경기장에서 열린 레슬링 여자 자유형에서 3체급을 휩쓸며 종합 순위가 10위에서 6위(금 10ㆍ은 4ㆍ동 18)로 수직 상승했다.

일본의 초강세 종목으로 분류되는 여자 레슬링에서 48kg급 고사카 에리, 58kg급 이쵸 가오리, 69kg급 도소 사라가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일본 여자 레슬링의 영웅 요시다 사오리가 53kg급에서 올림픽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뒤이어 63kg급 가와이 리사코, 75kg급 와타리 리오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이 경우 당초 일본이 목표로 했던 금 14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합 순위로는 러시아와 4위를 다툴 것이 유력하다.

영국은 18일까지 금 19ㆍ은 19ㆍ동 12를 휩쓸었다. 일본에 잡힌 한국 못지않게 중국을 제친 영국의 급부상이 화제다. 영국은 중국에 은메달이 4개 앞서 미국(금 30)에 이은 2위에 올라있다. 도합 50개는 개막 전 메달 목표를 이미 돌파했고 4년 전 자국에서 이룬 최고 성적(종합 3위)도 넘본다.

일본과 영국의 대약진 비결은 결국 돈이다. 거침없이 투자한 만큼 메달 숫자로 환산돼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해 5월 장관급 부처인 스포츠청을 신설했다.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금메달 30개ㆍ종합 3위를 목표로 정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 만들었다. 뜻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엘리트 체육 지원의 효율화를 꼽고 일사불란한 정책을 이행하고자 컨트롤타워를 스포츠청으로 일원화했다.

일본의 올해 스포츠 예산은 324억엔(3,590억원)으로 역대 최고에 달한다. 핵심인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는 예산을 74억엔(약 817억원)에서 103억엔(1,138억원)으로 무려 40%나 증액했다. 예산 집행 방식도 확 바꿔 전략적 육성 종목과 선수 쪽으로 편성을 집중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리우 올림픽 일본선수단장은 국민 92.4%가 찬성한 일방적 여론을 등에 업고 스포츠 예산을 2년 안에 1,000억엔(1조1,045억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과감하고 효율적인 투자가 꽃을 피웠다. 영국은 지난 4년간 올림픽 메달 유망주들의 훈련에 총 3억5,000만 파운드(약 5,058억원)를 투자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전했다.

3,000만 파운드(433억6,000만원)를 쏟아 부으며 심혈을 기울인 사이클은 총 10개의 금메달 중 6개를 휩쓸었다. 4년 전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1,500만 파운드(217억원)가 투입된 기계체조는 맥스 위트락의 영국 첫 올림픽 금메달(남자 마루ㆍ안마)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복싱과 다이빙에서도 금맥이 터졌다.

FT는 "뛰어난 선수들이 화끈한 지원을 받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리우 올림픽의 성과를 보면 영국의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본과 영국의 또 하나 공통점은 메달 종목의 다변화다. 과거 유도에만 의존하던 일본과 사이클에 목숨을 걸던 영국이 더 이상 아니다. 세계 5위권을 넘어 미국ㆍ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선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와야 한다는 걸 절감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이제는 저변이 두터워진 진정한 스포츠 강국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이 아시아인에게는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으로 여겨지던 수영(금2ㆍ은2ㆍ동3)과 체조(금2)에서 금맥을 캔 건 리우에서 추락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명한 투자는 물론 양궁ㆍ태권도ㆍ사격ㆍ유도ㆍ펜싱 등에만 국한된 메달 밭을 넓혀나가야만 계속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줬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銀 확보’ 김소희를 만든 두 개의 심장

박인비-김세영, 공동 2위로 상쾌한 출발

팬택-싸이월드, 1세대 벤처 부활 알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