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조업체 대표가 여직원을 성폭행하고 주식 계약서를 위조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해당 대표는 다른 상조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고객 예치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최의호)는 사문서 위조 및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M 상조사 대표 송모(49)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해 2월 자사 콜센터 직원 A(36)씨와 식사를 하던 중 “회사에서 새로운 숙소를 알아봐주려 하니 같이 가서 마음에 드는지 보자”고 말한 뒤 피해자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오피스텔로 데려가 한 차례 강간했다. 그는 앞서 2014년 7월 전주에 위치한 사무실 직원에게 자사 주주로 등재된 권모씨의 주식 2만1,376주를 자신의 아들에게 넘기는 허위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송씨는 위조 계약서를 근거로 세무서에 과세표준 신고를 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위계(位階)관계에 있는 직원을 강간해 피해자가 자살을 기도하는 등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한 점으로 볼 때 죄질이 나쁘다”며 “또 계약서를 위조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상황 등을 종합하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2일 법정 구속된 송씨는 부실 상조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할부거래법을 따르지 않고 업무상 횡령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송씨는 2013년 전후 상조회사 7곳을 인수한 뒤 법정예치금 약 75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할부거래법은 상조회사가 고객에게서 받은 선수금의 50%를 금융기관 및 상조공제조합 등에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송씨가 인수 회사의 고객 예치금 가운데 3억원 가량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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