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력벽 철거 보류’ 후폭풍… 리모델링 사업 올스톱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력벽 철거 보류’ 후폭풍… 리모델링 사업 올스톱되나

입력
2016.08.18 04:40
0 0

좌우증축 추진 성남ㆍ안양 단지

설계 바꾸거나 연기ㆍ중단해야

좌우 여유공간 부족한 곳은 영향 없어

업계 “리모델링 차질 부작용 대책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최근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아파트 리모델링시 ‘가구간 내력벽(건물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된 벽) 철거 허용 방침’을 보류하면서 일각에선 앞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 추진 단지마다 내력벽 철거의 필요성이 달라 정부 조치가 미치는 영향 또한 유형별로 상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아파트는 총 35개 단지 1만7,703가구에 이른다. 이 중 상대적으로 단지 내 여유공간이 넓은 택지지구에 조성된 경기 성남시 11개 단지(1만3,185가구)와 안양시 2개 단지(1,898가구) 등 1기 신도시 단지들은 동(棟)의 앞뒤 넓이뿐 아니라, 좌우까지 넓히는 방식의 리모델링을 주로 진행해왔다.

쉽게 말해 건물 가장자리에 새 건축물을 붙이는 수평증축으로 기존 2베이(방 1개 및 거실 전면 배치) 구조를 3ㆍ4베이 형태로 바꾸는 식인데, 이번 정부의 내력벽 철거 불허로 기존 계획이 어그러지게 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정부가 밝혔던 내력벽 철거 허용 방침에 따라 분당의 4개 단지는 안전진단까지 통과하고도 건축심의를 미루고 정부의 최종 발표만 기다렸는데 난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내력벽 철거가 불가능해지면 좌우로 베이를 늘려 소형평형을 중형으로 재구성하려던 단지들은 설계를 바꾸거나 허용 여부가 재논의되는 2019년 이후로 사업을 연기 또는 중단해야 한다. 분당처럼 택지개발로 이뤄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계동 등의 소형 평형 노후아파트 단지들도 마찬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리모델링 사업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최대 3개층을 수직 증축할 수 있는 만큼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가능해 사업성은 여전히 있다. 또 베이 확장이 필요 없는 중대형 평형은 앞뒤로만 증축도 가능하고, 중소형 주택이 강세인 추세에 맞춰 반대로 평형을 줄여 쪼갤 수도 있다.

특히 민간 건설사 등이 조성해 상대적으로 여유공간이 부족한 단지들은 지금도 동의 앞뒤만 넓히는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나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 강남구 개포동 우성9차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의 노후 단지들은 높이제한 등으로 재건축시 수익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아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리모델링을 유력한 사업방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합의만 된다면 세대별로 확장 면적을 달리하는 리모델링 방식도 가능하다. 2012년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서울 마포구 현석호수아파트는 새 건축물을 붙일 수 있는 동 가장자리 가구의 좌우 면적을 상대적으로 좀더 넓히는 방식을 택했다.

다만 이런 다양한 사업방식이 가능함에도 업계에선 이번 정부의 조치로 ‘리모델링은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식의 인식이 확산돼 리모델링 전체 사업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내력벽 철거와 수직증축을 동반한 리모델링은 기존 벽체 보강, 내진설계 등을 적용하기 때문에 구조적 안전성이 확보되는데도 정부가 괜한 오해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준공연도가 비슷한 1기 신도시 등에서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집중 추진한다면 집단이주, 대규모 분양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