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인사말 줄이기 등 형식 타파
직접 브리핑·회의 주재 긍정 반응
당청관계 등엔 당내 불만도 솔솔
첫 소집한 최고위원-중진 간담회
21명 중 8명만 나와 권위에 흠집
당선 열흘째를 맞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실효적 파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필요한 만기친람(萬機親覽ㆍ온갖 정사를 친히 살핌)이라는 엇갈린 평가도 나오고 있다.
8ㆍ9 전당대회 당선 다음날인 지난 10일, 이 대표는 돌발적인 계파 이해 발언이 주를 이뤘던 최고위원들의 모두발언을 제한하겠다며 회의를 전면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거의 매일 ‘형식 타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신임 당 지도부 오찬 브리핑과 당 대표 비서실장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대변인을 자처했고, 청와대 오찬 뒤 열린 전기요금 누진제 긴급 당정회의를 주재하며 스스로 정책위의장이 됐다. 이 대표는 지도부 인사말이 길었던 과거 의원총회 형식을 바꾸겠다는 공언도 했다. 이어 15일에는 광복절 기념식, 농협 관계자 조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방문, 경희대 즉석 간담회 등을 소화한 뒤 당사로 직접 와 브리핑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최측근 비서 출신이란 이 대표의 꼬리표를 날선 시각으로 보는 측에선 산적한 현안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이 박 대통령의 만기친람을 쏙 빼닮았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엔 권한이 강화된 신임 당 대표의 최근 행보가 자칫 독선적 리더십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허례허식 타파에 박수를 보내는 여론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이 대표에게만 향한다는 푸념이 혼재한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청관계를 정상화하는 당 대표 제1역할은 마다하고 있어 보기 불편하다는 시각도 적잖다”고 했다.
한편 17일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뒤 처음 소집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 참석 대상 중진 21명 중 8명만이 모습을 보이면서 당 대표로서의 영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회의에는 당의 간판급인 서청원 김무성 최경환 유승민 의원 등이 불참했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의원 등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 비박계 재선 하태경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사실상 임기는 연말까지다. 한 4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 발언했다가 당내에서 반발이 제기되는 등 새 지도부의 ‘리더십 불안’ 현상이 노출되고 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이 대표 주재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정준길(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당 집행부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마당에 4개월 운운하는 사람들은 해당 행위가 아니냐”며 하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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