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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부품’ 액셀 밟는 삼성ㆍ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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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부품’ 액셀 밟는 삼성ㆍLG전자

입력
2016.08.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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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인천에 전장부품 전용공장

스마트폰 인력 車부품으로 이동

삼성, 中 BYD 지분 인수 이어

피아트의 부품 자회사 인수 협상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이 자동차 전장(디스플레이나 조명 등 전기 장치) 부품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에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새 활로를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다.

10여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사업을 준비해온 LG전자는 최근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올해 전장사업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인천 청라지구의 연구ㆍ생산기지인 ‘인천 캠퍼스’를 자동차 전장부품 전용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자동차 업체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부품 11종을 공급할 전용 생산라인도 이곳에 세웠다. 인천 캠퍼스는 중국 난징, 베트남 하이퐁과 함께 LG전자 전장사업의 3대 축이 될 전망이다.

인력 재배치도 활발하다. LG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을 개발ㆍ생산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인력이 1분기 7,286명에서 2분기 6,983명으로 303명 줄었다. 반면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는 같은 기간 3,601명에서 3,786명으로 185명 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간 무선통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MC 인력 다수가 VC 사업본부로 이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VC 사업본부는 대우자동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종우 사장이 맡고 있다. 이 사장은 LG CNS로 옮긴 이후 2004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V-ENS를 설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LG전자는 V-ENS를 인수해 2013년 VC 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VC 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1조8,32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조2,325억원으로 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00년대부터 친환경 스마트카 부품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판단해 집중 육성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뒤늦게 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기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의 유상증자에 30억위안(5,080억원 상당)을 투자, BYD의 지분 4% 안팎을 보유하며 BYD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지금은 BYD에 차량용 반도체, 각종 센서, 액정표시장치(LCD) 등만 공급하고 있지만 향후 더 많은 부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엔 피아트ㆍ크라이슬러 자동차그룹의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협상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SDI를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사업분야들이 신설한 전장사업팀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세계 판매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터리로 모터를 돌려 움직이고, 각종 장치를 반도체로 제어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완성차 업체의 경쟁사로 보고 있지 않지만 전기차 부품만 놓고 보면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세계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2,390억달러(262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332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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