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독자 행동에 나섰던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학생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여서 학교 측이 끝까지 사퇴 요구를 거부할 경우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 11명으로 구성된 이화교수비대위는 17일 교수협의회(교협)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 부재와 일방적 리더십으로 현 사태를 초래하고 공권력까지 투입함으로써 이화의 명예를 훼손, 학생들의 자존감과 교수들의 권위를 실추시킨 최경희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 초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소통장치 확보 ▦총장 선출방식 개선 ▦이사회를 비롯한 이화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또 학교 측이 본관 점거농성 학생들에게 손해배상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내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과 졸업생 이름으로 ‘자수해 선처를 빌라’는 광고가 언론에 게재된 문제를 지적하며 “학교 본부가 사과와 책임의 실효성을 확인할 아무런 대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농성 중인 학생들과 적대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날 첫 회의에서 격론 끝에 최 총장 체제로는 당면한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총장 사퇴 만이 상처를 빨리 봉합하고 학교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자정까지 교수 1,000명을 상대로 총장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서명을 진행한 뒤 18일 오전 찬성자 명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농성 중인 학생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사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학교가 경찰 폭력진압의 최종결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 등 모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총장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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