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패션업계를 이끌어온 아웃도어의 인기가 지고 대신 골프웨어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도 이러한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 매출액은 총 3조원으로, 전년(2조8,000억원)보다 7.14% 증가했다. 2013년 시장 규모는 2조6,000억원이었다. 골프의 대중화로 골프 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전국 골프장 수는 이미 534곳으로, 10년 전(2006년 278곳)의 두 배에 가깝다. 올해 골프장 이용객 총인원도 3,4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09~2012년 매년 27~3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성장률이 9%로 떨어졌다.
업계에선 골프웨어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아직도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는 해외 수입브랜드와 글로벌 제조ㆍ유통 일괄형 브랜드(SPA)의 시장 진입이 어려운 안정적인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활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패션기업들은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골프는 올해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배우 이혜영씨와 협업 상품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차별화한 디자인을 앞세운 빈폴골프는 1~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었다.
K2의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도 이국적이고 세련된 북유럽 감성의 골프웨어를 선보이며 골프웨어 업계 3위로 뛰어올랐다.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기존 골프웨어에선 볼 수 없었던 파스텔톤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이 통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영란법 시행으로 골프웨어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김영란법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골프웨어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골프 치는 사람들만 골프웨어를 입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이 기성복 못지 않고 기능성까지 갖춰 일반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며 “요즘 잘나가는 골프웨어들은 중ㆍ장년층 보다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어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3,4월에 비해 여름이 되면서 매출이 좀 빠지긴 했지만 전통적인 비수기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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