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남편 5개월 만에 저수지에서
아내는 지난달 집 나간 지 이틀 뒤
인근 합천호에서 익사체로 발견
둘 다 몸에 보도블록... 경찰 수사 착수
경남 거창에서 40대 부부가 거창과 인근 합천군 저수지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편은 지난 2월 실종돼 5개월이 지난 뒤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으며, 아내는 남편 시신이 발견되기 전 지난달 25일 집을 나갔다가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거창경찰서는 지난 14일 거창군 마리면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지난 2월 실종된 A(47)씨 시신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발견 당시 그물에 덮여 심하게 부패된 A씨 시신에는 보도블록 2개가 매달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1일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집에 둔 채 외출해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밤늦게 귀가하는 모습이 목격된 뒤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A씨의 아내는 지난달 25일 큰딸에게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 이제는 신고할 때도 됐지”라며 남편의 실종신고를 할 것처럼 말한 뒤 큰딸과 함께 외출해 합천호 인근에서 차에서 내린 다음 이틀 뒤인 27일 합천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 아내도 보도블록을 넣은 배낭 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아내가 자주 호수를 찾았다는 말에 수색 끝에 아내를 찾아냈다.
경찰은 A씨의 큰딸이 지난달 25일 엄마의 실종 사실을 신고한 뒤 다음날 “아빠도 실종됐다”며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아내 사망사건은 자살로 종결 처리했으며, A씨가 실종된 뒤 5개월이 지나 실종신고가 이뤄졌고 A씨 시신이 발견되기 전 아내가 사망한 사실에 미뤄 A씨는 타살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거창=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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