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인 A(14)양은 지난해 10월 4일 오후 11시쯤 자신이 한달 전부터 다닌 충남 아산의 한 노래주점 업주 B(21ㆍ여)씨의 협박에 못 이겨 신체포기각서를 썼다. 평소 이 업소의 단골손님과의 관계가 A양 때문에 소원해졌다는 게 이유였다.
B씨는 A양에게 “예전에 내가 어떤 40대 여자를 때렸는데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죽었다”며 “너도 그렇게 만들어줄까”라고 겁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작성된 각서에는 “매달 5일마다 100만원씩 B씨에게 주고, 약속을 못지키면 장기 하나를 B씨에게 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두려움에 못 이긴 A양이 신체포기각서를 쓴 지 이틀 만인 6일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자, B씨와 함께 주점을 운영하는 C(39)씨는 “경찰에서 오면 2차(성매매) 한 거 아니라고 해주는 게 서로 좋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수사를 거쳐 아동ㆍ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는 1심에서 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는 17일 B씨와 C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3년 및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는 성매매를 그만두려는 피해자를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고 신체포기각서까지 쓰게 해 죄질이 매우 무겁고, C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피해자를 협박해 수사 기관에 거짓진술을 종용했다”며 “두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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