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롱장
제주 이주민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으로 세화 민속오일장과 겹치지 않는 토요일에 열린다. 제과제빵, 귤 잼, 당근주스 등 제주 로컬재료를 이용한 군것질 거리와 제주를 모티브로 한 질 좋은 수공예 작품이 많다. 예술가들의 생계보다는 생활예술로 지역 사회와 네트워크를 긴밀히 하는 것이 당초 목적이기 때문에 수익금은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요즘은 벨롱장 때문에 세화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져 규모가 제법 커졌다. 비가 오면 세화 민속오일장 건물에서 개최하는데 벨롱장 인터넷카페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지한다.
▦‘나나이로+아코제주’(공방 카페)
아쉽게 벨롱장 날짜를 놓쳤다고 해도 괜찮다. '나나이로+아코제주'에서 매일 미니 벨롱장이 열리니까. '나나이로+아코제주'는 캔들과 비누를 만드는 '나나이로', 도자기 소품과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아코제주'가 함께 차린 공방이다. '쏘잉싸롱' 등 벨롱장에 참여하는 다른 공방들의 작품도 위탁 판매하기 때문에 미니 벨롱장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제주 냄새 물씬 풍기는 현무암과 한라산 모형 캔들, 가게의 마스코트인 개 '쿵쿵이'를 모티브로 한 귀여운 액세서리 등이 눈과 손을 동시에 자극한다. 주머니 사정을 잠시 잊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직접 담근 레몬청으로 만든 레몬에이드와 커피 등 음료도 판매한다. 차도 마시고 쇼핑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어쩌다 여기가 요일가게(어여요)'
구좌읍 인근 예술인들이 요일마다 돌아가면서 주인이 되는 가게로 그날의 ‘요일주인’에 따라 매일 다른 공간으로 변신한다.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품 가게이지만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한 문화예술 강좌도 열린다. 제주 생활을 담은 그림책 '제주를 그리다'와 '의외로 간단한'을 출판한 최예지씨도 ‘어여요’에서 수채화 교실을 열었다. 현재는 프랑스자수 교실, 바이올린 교실, 수채화 교실 등이 열리는데 제주 전역에서 수강생들이 모여든다. 매일 주인이 바뀌기 때문에 가게 문을 여는 시간도 다르다. 인스타그램(@jejuhandmadeproject)을 통해 공지한다.
▦해녀박물관
세화리는 해녀의 마을이었다. 조선시대부터 꼼꼼하게 해녀의 자취를 발굴한 문헌기록부터 생활사를 재현한 수집품까지 ‘해녀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해녀가 최초로 방송에 등장한 1960년대 뉴스에서부터 지역 해녀들의 최근 인터뷰까지 다양한 영상도 상영한다. 낯설기만 했던 제주 해녀의 삶이 나와 가까운 누군가의 일상처럼 가깝게 다가온다.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구색 맞추기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로즈마리가 자라는 허브정원과 옥상 전망대도 예쁘다.
▦종달리 마을
세화에서 15분이면 너끈히 도착하는 마을이다. 종달리는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틀림없이 좋아할 곳이다. 이따금씩 지나는 고양이 한 마리가 반가울 정도로 한적하다. 빨갛고 파란 슬레이트 지붕 아래 예쁜 길을 걷다 보면 어느 집에선가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도 정겹다. 종달초등학교 정류장에서 카페 '바다는 안 보여요'를 지나 독립출판서점 '소심한 책방'까지 가는 산책길에 작은 가게와 공방이 밀집해 있다. 성산일출봉도 먼 발치로 보인다. 골목 중간쯤 '순희밥상’은 성게미역국으로 유명하다.
종달리 외에도 세화에서 버스로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관광지도 다양하다. 세화리정류장에서 990번 버스를 타면 비자림(평시 기준 15분)과 메이즈랜드(17분), 701번 버스로는 월정리(14분)와 성산일출봉(24분)에 닿는다.
김승현 인턴기자(이화여대 국어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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