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가 하계올림픽에서 44년 만에 단체 구기 종목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준준결승에서 네덜란드에 1-3(19-25 14-25 25-23 20-25)으로 졌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단체 구기 종목인 남자 축구와 여자 배구, 핸드볼, 하키가 모두 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이 확정됐다. 남자 축구는 온두라스와 8강전에서 0-1로 졌고 여자 핸드볼과 하키는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이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이다. 이후 우리나라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동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는 여자농구와 핸드볼이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배턴을 이어받았다.
1988년 서울에서는 여자핸드볼이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쾌거를 이뤄냈고 여자하키와 남자핸드볼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는 여자핸드볼이 또 금메달을 따내 단체 구기 종목 메달의 명맥을 이었고 1996년 애틀랜타 때는 여자핸드볼과 여자하키가 나란히 은메달을 가져왔다.
2000년 시드니에서는 남자하키 은메달, 야구 동메달 소식이 들려왔고 2004년 아테네 때는 여자핸드볼이 ‘우생순’ 감동의 명승부를 펼치며 또 은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야구가 남자 종목 최초로 올림픽 단체 구기 금메달을 따내며 온 국민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여자핸드볼은 동메달을 보탰다. 또 2012년 런던에서는 축구 대표팀이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연파하며 감동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축구와 배구, 핸드볼, 하키가 메달 획득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모두 4강 이전에 짐을 싸게 됐다. 개인 구기종목이라 하더라도 이제 남은 것은 탁구와 골프가 전부다.
축구와 야구를 비롯한 단체 구기는 국내에서 인기 종목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1970년대 고교 야구와 축구 대표팀 등의 인기는 전국을 들끓게 하였다. 이런 인기는 1980년대 들어 야구와 축구의 프로 출범으로 이어졌고, 농구와 배구 역시 1990년대 나란히 프로의 길을 밟으며 고속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여기에 핸드볼과 하키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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