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러ㆍ호주 급감 반사이익
1인당 GNI는 42위→46위로 하락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9년 만에 세계 11위로 다시 올라섰다. 하지만 실질적인 국민소득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세계은행(WB)의 각국 국내총생산(GDP)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3,779억달러(약 1,500조원)로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2006년 11위였던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2008년 15위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14위(2009~2013년)에 머물다가 2014년 13위에 이어 지난해 2단계 더 상승했다. 세계은행의 한국 GDP 집계는 한국은행 발표 수치(1조3,775억달러)와 소폭 차이가 나는데, 한은은 당해 연도 환율을 쓰지만 세계은행은 최근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GDP 순위 상승은 우리 경제가 몸집을 키운 결과라기 보단 비슷한 규모의 호주와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가격 하락 여파로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한국의 GDP는 전년(1조4,113억달러)보다 2.4% 줄어들었지만 호주와 러시아 GDP는 국제유가 등 하락 여파로 각각 7.9%, 34.7%씩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러시아의 GDP 순위는 11위에서 13위로 하락했고, 호주는 12위를 유지했다.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국민 개개인의 소득 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GNI는 46위(2만7,440달러)로 2014년 42위(2만7,090달러)에서 4계단 하락했다. GNI는 한 국가의 국민이 일정 기간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를 뜻한다. 국민의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구매력평가기준(PPP) 1인당 GNI 역시 전년보다 6계단 밀려난 48위(3만4,700달러)에 머물렀다.
한편 지난해 GDP 1위는 미국(17조9,470억달러)이 차지했다. 이어 중국(10조8,664억달러), 일본(4조1,233억달러), 독일(3조3,558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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