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연습라운드서 홀인원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김세영(23ㆍ미래에셋)의 장기는 ‘장타’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김세영은 평균 드라이버 거리 271.4야드를 기록해 이 부분 6위에 올라있다. 장타를 바탕으로 파5홀에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해 이글과 버디를 잡아내며 스코어를 줄여가는 것이 그의 경기 스타일이다. 김세영은 올 시즌 이글 7개를 잡아 이 부분 3위다. 특히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가 뒤져있을 경우 과감한 공격으로 전세를 뒤집는다. 돌아가는 법이 없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역전의 여왕’이다.
올 시즌 LPGA에서 한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 등 4승을 거두며 가장 ‘핫’한 선수로 부상한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 역시 장타가 주무기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66.9야드로 김세영에게 뒤지지만 이는 쭈타누깐이 드라이버 거리 측정 홀에서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쭈타누깐은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아예 드라이버를 놓고 출전했고 나머지 대회에서도 우드나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많이 했다. 그는 드라이버로 320야드까지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무서운 장타자다. 쭈타누깐의 경기스타일도 김세영처럼 장타를 바탕으로 스코어를 줄인다. 그는 올 시즌 287개의 버디를 잡아 이 부분 3위에 올라있다.
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김세영과 쭈타누깐이 116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만났다.
17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골프 여자부 1, 2라운드에서 김세영이 쭈타누깐, 스테이시 루이스(31ㆍ미국)와 한 조로 경기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지만 특히 쭈타누깐은 이달 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세영은 “2014년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때 쭈타누깐과 같이 쳐본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드라이버로 쳐도 쭈타누깐 5번 우드로 치는 것만 못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세영은 쭈타누깐과의 거리 대결보다는 바람과의 싸움에 더 신경을 썼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여자 골프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시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부응하고 싶다”며 “함께 치는 선수를 의식하기보다 자연과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파 5홀 가운데 두 곳은 투온이 가능하다”며 “바람 변수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습라운드에서 기분 좋은 홀인원을 기록한 박인비 (28ㆍKB금융그룹)는 저리나 필러(31ㆍ미국), 아사아라 무뇨스(29ㆍ스페인)와 한 조에서 플레이 한다. 전인지(22ㆍ하이트)는 니콜 라르센(23ㆍ덴마크), 폴라 레토(26ㆍ남아공)와, 양희영(27ㆍPNS창호)은 호주 동포 이민지(21), 산드라 갈(31ㆍ독일)과 경기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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