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이미자, 탈세 목적으로 10년 간 소득 25억원을 축소했다!"(공연기획사)
"근거 없는 흠집내기! 계속되면 엄중한 법적 대응하겠다."(이미자)
이미자와 공연기획사 사이에서 불거진 탈세 논란이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공연기획사가 폭로하면 이미자가 즉각 반박하며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일 시작된 이들의 공방은 16일 이미자의 공연을 10년 가까이 기획한 하늘소리 이광희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자 또 다시 불붙었다. 양측은 이미자를 둘러싼 ▲출연료 차명계좌 의혹 ▲출연료 급상승 배경 ▲갑질 논란 등 크게 세 가지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 차명계좌 의혹
하늘소리는 "이미자는 매우 치밀하게 장기간 세금 탈세를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차명계좌 의혹을 제기했다. 하늘소리는 이미자를 향해 "10년 간 우리 기획사와 관련된 공연 출연료만 25억원을 축소했다"면서 2005년부터 모아온 이미자와 거래 계좌를 공개했다.
하늘소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년 간 이미자에게 건넨 출연료는 35억원이다. 이 중 하늘소리 법인계좌를 통해 건넨 10억원만 소득으로 신고됐고, 나머지 25억원은 이 대표의 개인계좌로 보내 소득 신고를 피했다고 설명했다. 두 계좌로 나뉘어 정산됐지만 모두 이미자의 전 매니저인 권 모씨의 계좌로 송금됐다.
탈세 의혹과 관련해 권 씨가 이미자에게 넘겨준 금액, 또 왜 두 계좌를 통해 보냈는지가 관건이지만 열쇠를 쥐고 있던 권 씨는 2014년 세상을 떠났다.
이와 관련 이미자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이미자는 하늘소리와 직접적 계약관계가 없다"며 "하늘소리는 이미자의 매니저 역할을 했던 권 씨와 계약을 체결하고 권 씨는 다시 이미자와 계약을 체결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권 씨로부터 지급됐든 하늘소리로부터 지급됐든 이미자는 계약관계에 따라 지급된 출연료는 모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자 측은 또 "하늘소리 측이 차명계좌라고 주장하는 계좌는 바로 권 씨 명의의 계좌다. 계약관계에 비춰 보면 하늘소리 측이 해당 계좌로 대금을 입금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갑질 논란
하늘소리는 법인계좌, 개인계좌를 통한 이중 송금 외에도 출연료 관련 이미자의 '갑질'을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미자는 출연료를 주는대로 받지 않고 해마다 자신이 직접 액수를 지정했다"며 "무리한 출연료 요구에 기획된 공연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미자는 절대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미자 측은 "가수가 출연을 결정할 뿐 출연료는 주는 대로 받아야 한다는 하늘소리 측의 주장은 무슨 논리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출연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출연을 거절할 자유를 당연히 가지고 있다"며 "하늘소리가 이미자, 정확히 권 씨와 계약을 체결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공연을 기획했다가 취소된 것이 어찌하여 이미자의 책임이라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 수상한 출연료 급상승?
하늘소리는 이미자 탈세 의혹의 결정적 정황으로 2013년과 2014년 신고된 공연 소득을 대조했다. 이 대표는 "이미자가 2013년까지 서류상 출연료를 축소했지만 내 건의로 이듬해부터 정상적으로 신고됐다"고 대조 취지를 설명했다.
이 날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이미자는 2013년 지방 소도시 공연 출연료는 700만원, 대도시 공연 출연료는 1,000만원, 총 1억1,800만원으로 신고됐다. 반면 2014년에는 소도시 2,500~2,800만원이고 대도시 3,300~3,800만원으로 총 4억1,500만원 신고됐다고 제시했다.
이 대표는 "1년 사이 출연료가 어떻게 3~4배 뛸 수 있나. 게다가 2014년부터 공연계는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며 "의도적인 소득 축소 금액과 정상적인 소득액의 단적인 예"라고 짚었다.
이미자 측은 이에 대해 "이미자가 받은 출연료 액수는 2005년부터 계속 증가했다. 이는 공연의 흥행이 잘 되어서 다음 해 출연계약을 할 때 출연료를 증액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14년에는 데뷔 55주년 기념 공연의 흥행이 성공함에 따라 상호 합의하여 출연료를 대폭 인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저마다 날선 감정을 엄중한 경고로 표현했다. 하늘소리의 이 대표는 "더이상 거짓말로 망자의 명예까지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런 유형의 탈세 관련 '이미자법'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국세청이 철저한 조사 통해 이미자의 탈세 전체가 밝혀지길 간곡히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자 측은 "자신들의 부당한 요구에 이미자의 반응이 없자 어떻게 해서든 이미자 명예에 흠집을 내고 있다"며 "기자회견에 그치지 아니하고 다시 한 번 이미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겨웅 어쩔 수 없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OSEN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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