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첫 공판 8분前 도착해 대기
후배 검사들 쳐다보는 등 여유
고개 떨군 김정주와 대조적 모습

“직업이 뭡니까?”(재판장)
“현재 없습니다.”(진경준 전 검사장)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 신분으로는 처음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49ㆍ수감 중) 전 검사장이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힘 없이 답했다.
진 전 검사장은 이날 마스크를 쓴 채 하늘색 수의와 흰 운동화 차림으로 오후 2시 개정하는 재판에 8분가량 일찍 도착해 담담한 표정으로 대기했다. 그의 바로 왼쪽에는 비상장 주식을 건네 한때 ‘대박’의 꿈을 안겨준 서울대 86학번 동기 김정주(48) NXC 대표가 검은 수트 차림으로 긴장한 듯 앉아 있었다.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범위를 추리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나왔다. 진 전 검사장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재판부와 후배 검사들을 쳐다보며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던 반면, 김 회장은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가 많았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는 두 사람 모두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진 전 검사장 측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이 어떠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기록 검토가 덜 돼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 측은 “기본적으로 검찰에서 한 피고인 진술을 인정한다”면서도 “지난주에 기록을 받아서 의견을 정리할 시간이 2~3주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9월 2일까지 공소사실과 증거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주문하고, 검찰에는 같은 달 6일까지 혐의 입증계획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재판은 9월 12일 열린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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