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90세 생일(17일) 축하연 개최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여전히 그를 ‘정치적 위협’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FT는 이날 중국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인데도 시 주석이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공안당국은 오는 17일 장 전 주석의 90세 생일축하연을 추진해온 그의 팬클럽 ‘하스’(蛤絲ㆍ두꺼비클럽) 측에 공식 행사 개최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관련 언급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윌리 램 홍콩 중문대 교수는 “내년 19차 공산당 대회를 계기로 집권 2기에 돌입하는 시 주석이 고위층 인사에 대한 장 전 주석 측의 영향력 행사를 저지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또 시 주석을 비롯한 현 지도부가 장 전 주석의 생일축하연을 계기로 중국 내 인권변호사들과 인권ㆍ노동단체들이 반체제 활동을 벌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시 주석의 공개 퇴진을 요구하는 서한 파동 당시 장 전 주석 측이 이에 관여됐을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한편, 중국 정가에선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전임자인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측 인사들에 대해 숙청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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