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트렉’ 시리즈가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1966년 TV시리즈로 시작돼 영화와 드라마, 게임, 소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진 전통 있는 SF 시리즈로, ‘트레키’라 불리는 열성팬들의 한결같은 지지를 얻고 있다. 18일 국내 개봉하는 ‘스타 트렉 비욘드’는 2009년 시작된 리부트 시리즈의 3편으로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정체불명의 우주선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이 위기를 딛고 우주 평화를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개봉에 앞서 한국을 찾은 주연배우 크리스 파인과 사이먼 페그, 재커리 퀸토, 저스틴 린 감독은 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타 트렉’은)편견이 사라진 미래 사회의 모습을 통해 관용과 평등, 인류애와 연대의 가치를 전해왔다”며 ‘스타 트렉’ 시리즈 50주년의 의미를 짚었다. 페그는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했던 원작자 진 로덴베리도 분명 이번 작품을 만족해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각본에도 참여한 페그는 14일 입국해 15일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녹화에 참여했다. 파인과 퀸토, 린 감독은 15일 입국해 자유시간을 보냈다. 배우들은 “공항에서 팬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에 감동했다”고 한 목소리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한국 일정을 늘리고 싶을 정도로 한국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들떴다.
다음은 ‘스타트렉 비욘드’ 주연배우들과의 일문일답.
-공식일정 이전의 자유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크리스 파인(파인)=“15일 도착해 그날 쇼핑을 하며 신발과 선글라스를 샀다. 점심 식사도 훌륭했다. 아주 환상적인 커피도 마시고 사우나도 했다. 오늘 저녁 레드카펫 행사가 굉장히 기대된다. 서울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다.”
재커리 퀸토(퀸토)=“크리스와 거의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신발은 안 샀다(웃음). 커피 맛에 대해선 동감이다. 저녁 식사도 훌륭했다. 시간이 된다면 호텔 근처에 있는 사찰 봉은사에 가보고 싶다.”
사이먼 (페그)=“15일에 ‘비정상회담’ 녹화에 참여했다. 거의 일하면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서울을 방문하고 싶다. 너무나 시간이 짧았다. 너무나 멋진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스타 트렉’ 시리즈에 연속 출연하는 것이 배우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나.
파인=“내겐 가장 친한 동료 친구들과 함께 일한다는 의미가 크다. 일과 즐거움이 함께한다는 건 정말 큰 의미가 있다.”
퀸토=“내가 연기하는 스팍은 시리즈의 아이콘 같은 인물이다. 굉장히 보람이 크다. 이 시리즈의 본질은 인본주의와 희망에 있다고 본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다.”
페그=“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하나의 캐릭터를 계속 연기하면 그 캐릭터를 더 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반복적으로 이 캐릭터를 재연하는 재미가 크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캐릭터가 복잡해지고 역사가 깊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게 배우에겐 큰 행운이다.”
저스틴 린 감독(린 감독)=“시리즈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계를 진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인디영화 감독으로 시작해 신용카드 긁어가면서 영화 만들었는데 메이저에 올라와 대단히 큰 규모의 영화를 만들게 됐다. ‘스타 트렉’의 팬이었는데 이 작품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 재능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 행복하다.”
-이 영화를 촬영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퀸토=“캐나다 밴쿠버에서 처음 촬영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집을 떠나서 모험을 하는 것 같은 날들이었다.”
페그=“전체 일정이 행복했다. 밴쿠버에선 배우들이 같은 숙소에 머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화 촬영의 좋은 점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같다. 상투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이젠 가족 같다.”
-캐릭터들이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퀸토=“나는 정말 웃긴 사람이다. 스팍은 심각한 인물이다. 실제로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없다는 게 어렵다. 행복과 절망, 슬픔, 기쁨을 극도로 절제해야 한다. 정말 웃고 싶다. 그래서 촬영 중간 다른 분들을 웃게 했다.”
파인=“내가 너무 진지하게만 연기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상황이 워낙 진지하다. 1편 ‘스타 트렉 더 비기닝’(2009)에서는 유머러스한 연기도 많이 했다. 내가 린 감독에 게 늘 말한다. 내가 연기하는 커크 함장을 재미있게 만들어달라고.”
페그=“파인은 정말 웃긴 사람이다. 때때로 진지해지라고 애기해야 할 정도다. 영화는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을 담고 있지만, 가볍고 유머러스한 순간도 많다.”
-페그는 각본에도 참여했다. 어떤 장면에 공을 들였나.
페그=“특정 장면을 선별하긴 힘들다. 더그 정 작가, 린 감독과 공동 작업을 진행하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누구 하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숨막히는 시퀀스가 많다. 우리 영화가 자랑스럽다.”
-앞선 두 편의 시리즈에선 J. J. 애이브럼스 감독이 연출했고, 이번 영화는 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호흡은 어땠나.
파인=“정말 즐겁게 영화를 찍었다. 오랫동안 같이 일을 했던 배우들이 새로운 감독과 이질감 없이 좋은 호흡을 이뤘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감독은 처음 만나본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따뜻함을 갖고 있다.”
-한국계 작가 더그 정과의 호흡은 어땠나.
린 감독=“원래부터 더그 정의 팬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사랑 받은 영화이기 때문에 전체 시리즈를 해체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열정적으로 캐릭터의 상호작용에 대해 토론하고 캐릭터의 열정과 사랑에 대해 얘기했다.”
페그=“더그 정과의 작업은 처음인데 굉장히 빠르게 친해졌다. 세 사람의 영화적 방향이 일치했다. 더그 정은 이야기 구조를 잘 짠다. 기술적인 정확도에서도 훌륭하다.”
-지난 시리즈와 비교해 이번 영화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린 감독=“등장인물이 살아온 삶의 이면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런데 사이먼도 같은 생각을 하더라. 지난 시리즈에는 그런 장면이 없었다. 인물들의 전사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려 했다. 대규모 액션 블록버스터는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탄생한다. ‘스타 트렉’의 팬들도,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모두 좋아해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페그=“‘스타 트렉’ 시리즈는 다양성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다. 원작자도 이 작품을 만들면서 다양성을 추구했다. 편견이 사라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관용과 평등을 보여주려 했다. 인류가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라 생각한다. 50주년에 적합한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원작자도 좋아할 거라 본다.”
퀸토=“액션 장면 같은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등장인물 사이의 연대, 낙천적 세계관 등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
파인=“영화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문화와 인종, 언어, 지역이 다르더라도 말이다. 이 영화의 휴먼스토리에는 보편성 있다. 인류애는 모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 멋진 장면도 많다.”
김표향 기자 suzak@ah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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