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30대가 지구대 주차장으로 도주해 잠을 자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장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 14일 오전 1시쯤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53%의 상태로 자신의 포르테 차량을 몰다 수원시 권선구 한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차돼 있던 무쏘 승용차 뒷부분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다. 이 사고로 무쏘 승용차가 앞으로 밀려 인근 건물 외벽을 2차 충격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를 목격한 행인들은 피해 차량 내부에 적힌 연락처로 소유주 A(60)씨에게 이를 알렸고 A씨가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장씨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주변 차량 블랙박스와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분석하는 등 추적에 나섰다가 뜻밖에도 사고 현장에서 500여m 떨어진 서호지구대 주차장에서 그를 검거했다. 장씨가 앞 범퍼가 파손된 승용차 안에서 운전석을 뒤로 젖히고 편안히 잠을 자고 있던 것이다.
장씨는 애초 “사고가 난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둘러대다 “자수하러 왔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지역에 연고가 없는 장씨가 술에 취해, 지구대 주차장인줄도 모르고 진입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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