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탈세ㆍ의료법위반 정황 추가 포착
수표 받은 판사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검찰이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로비를 시도한 서울 강남의 B성형외과 의사 이모(52)씨가 차명회사를 운영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다른 사람 명의로 2014년 화장품 및 의약품 관련 업체를 설립하는 등 2개 회사를 불법적으로 운영한 단서를 잡고 탈세와 의료법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차명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의 사용처도 추적할 계획이다.
이씨는 정 전 대표의 구명 로비를 위해 현직 판사에게 부당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정 전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에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당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뒤 항소심에서 보석 또는 집행유예를 받으려 했다. 이씨는 정 전 대표 항소심 선고를 앞둔 올해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수도권의 K 부장판사에게 “정 전 대표 사건 담당 재판부에 선처해 달라고 얘기 좀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씨가 구속되면서 K 부장판사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7월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한 미인대회에서 K 부장판사 딸이 1위로 입상했고, 2014년에는 정 전 대표가 타던 외제차를 K 부장판사에게 시세보다 싸게 판매했다. 정 전 대표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정 전 대표 측이 발행한 수표 500만원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K 부장판사에게 부적절한 돈이 건네졌는지는 좀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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