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부상은 영광의 상처…내가 실점 많이 해서 졌다"
레슬링에서 판정 논란을 딛고 투혼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28·삼성생명)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우는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뭉클했고, 가장 큰 위로가 됐다"며 "값진 동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위안했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꿈꾸던 그는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전에서 러시아 로만 블라소프에 판정 논란 속에 5-7로 패했다. 그는 팔이 빠지는 투혼 끝에 패자부활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경기 중 다친 오른팔에 보호대를 하고 나왔다.
김현우는 "엑스레이는 찍었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봐야 알 것 같다"며 "인대에 무리가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하고 있다. 괜찮다"고 했다.
그는 "첫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면서 "(패하고 난 뒤) 결과에 승복하고 깨끗이 잊고 패자부활전을 준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소를 번복한 데 대해 "제가 실수를 했고 실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졌다"며 "심판 판정에는 이의가 없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현우는 동메달을 확정한 후 매트에 태극기를 깔고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했다. 참았던 눈물도 쏟아냈다.
광복절인 것을 알고 있었다는 그는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서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세리머니를 하는 순간 4년의 힘든 과정이 생각나면서 북받쳤던 것 같다"며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오묘한 눈물이었다"고 돌아봤다.
전날 잠자리에 들면서는 "4년이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컸고, 한편으로는 후련했다"고 했다.
"블라소프는 생각하기도 싫다"며 웃었다.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 자신한테도 쉬어라 해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그는 4년 뒤 도쿄올림픽까지 멀리 내다보지는 않았다.
김현우는 "첫판을 지고 나서 파테르 수비를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멀리 4년까지 바라보지 않고, 당장 부족한 점을 차근차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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