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여성 10만 명 당 40명 가량 걸릴 정도로 자주 발병하고, 환자 수도 늘고 있다. 유방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이 82%에 이를 정도로 치료가 잘 된다는 게 일종의 위안이다. 하지만 유방암에 걸리면 한쪽 유방을 잘라낸 뒤 예방 차원에서 다른 쪽 유방까지 절제를 많이 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유방외과학회는 최근 유방암으로 한쪽 유방을 절제한 뒤 예방 차원에서 다른 쪽 유방까지 절제하는 것은 특정 환자를 제외하고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성명서에서 “특정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거나 유방암 가족력이 매우 강한 환자 등 소수의 특정 환자를 제외하면 평균적 위험을 지닌 환자가 다른 쪽 유방에 암이 발생할 확률은 0.1~0.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는 나머지 유방을 절제하는 것으로 유방암을 예방하는 이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방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변이유전자(BRCA1 또는 BRCA2)를 보유하거나 평생 유방암 위험이 25% 이상인 환자나 유방암 가족력이 상당한 환자는 예방절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이밖에 예방절제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30세 이전에 목, 가슴, 겨드랑이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인 환자, ▦유방암에 대한 불안이 극심한 환자 등이다.
성명서를 작성한 줄리 마겐테일러 워싱턴대 의대 박사는 “외과 의사는 의학적 견지에서 환자에게 예방절제가 필요한지 여부를 명확히 권고해야 하지만 결정과정에는 환자의 판단과 선택도 중요하다”고 했다.
고승상 제일병원 외과 교수는 “우리나라 한국유방암학회 권고안에도 유방암 환자에게 멀쩡한 유방을 예방적 절제술을 권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유방암이 생기면 다른 쪽 유방에도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 검진이나 이상 소견이 있을 때 정밀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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