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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you know vs. I mean (사용 빈도의 차이)

입력
2016.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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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연설에서 빠지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대략 10개 정도의 단어가 쓰이고 나면 예외 없이 'you know'나 'I mean'같은 어구가 나오는 점이다. 이들 어구는 별도로 직역을 하지 않고 의미 없이 연결어나 어조사로 쓰이는 것인데 없으면 어색하고 남용하면 경박해 보이는 특징이 있다. 적어도 대화체 영어에서는 이들 어구가 거의 필수나 다름없다. 힐러리의 경우 9단어 정도를 말하고 다음에 이들 보조 연결어를 사용하는 반면 트럼프는 10.3단어를 사용한 뒤 보조어를 사용한다. 참고로 트럼프의 경우 말을 더듬는 ‘uh’를 2,000 단어에 한 번 꼴로 사용하고, 어떤 때는 2,000 단어에 7회 이상도 사용하는데 ‘um’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힐러리의 경우는 2,000 단어마다 ‘uh’를 70회 사용하고 ‘um’도 7회나 쓴다. 그녀는 또 정관사 ‘the’가 아니라 더듬는 말로서의 ‘the’를 1,000 단어마다 33회나 사용하고 있고 트럼프도 더듬는 말로서의 ‘the’를 1,0000 단어마다 36회 정도 사용한다.

일반인의 경우 연결 보조어 사용에서 일정한 특징이 있다. 1만여 개의 대화를 녹취해서 샘플링을 한 조사를 보면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you know'의 사용 비중이 'I mean'보다 2~5배 많다. 알다시피 이들 어구는 대화 속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여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무미건조하게 들리고 대화도 자연스럽지 않다. 특히 이들 어구는 40~59세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그 다음 20~39세 그룹이다. 노년층인 60세 이상의 사용 빈도는 20~30대의 절반 이하, 장년층인 40~50대의 10%에 불과하다. 두 어구를 다시 나이별로 분석하면 나이가 들수록 'I mean'보다는 'You know'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이를 다시 학력별 차이로 보면 나이의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you know'를 'I mean'보다 3~4배 많이 쓰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학력이 높을수록 빈도의 특징은 달라진다. 고졸의 경우 대졸이나 대학원졸보다 두 어구를 쓰는 빈도가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며 대졸이 사용 빈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 대학원졸인데 대졸보다 줄지만 큰 차이는 없다. 이를 나이별 차이와 비교를 하면 나이가 들수록 'you know'를 'I mean'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학력이 높을수록 두 어구의 사용 비중이 줄어든다. 남녀 차이를 보면 'you know'의 경우 남자보다는 여자가 13% 더 많이 사용하고 'I mean'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5% 더 많이 사용하며 여성이 ‘you know’를 좀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즉 종합하면 40~50대의 중장년층과 대졸 출신이 20~30대 젊은층보다 이런 말을 많이 쓰고 학력이 높을수록, 또 나이가 들수록 이들 어구를 양념처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진다. 대신 젊은층에서는 'I mean'보다는 'You know what I mean' 'You know what I'm saying' 등의 어구를 더 많이 쓰고 있는데 역할은 비슷하지만 항상 비호감 표현으로 지목되고 있어 사용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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