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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끊고 내쫓고… 유럽은 ‘이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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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끊고 내쫓고… 유럽은 ‘이맘 수난시대’

입력
2016.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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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이슬람포비아’

佛 모스크 등 자금 지원 중단 검토

이탈리아선 설교하던 이맘 추방도

부르카 금지ㆍ증오 범죄 확산되자

“反이슬람 막자” 온건 세력도 합세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잇따른 테러로 유럽에서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 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슬람 성직자들에 대한 박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슬람 성직자인 이맘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거나 아예 해외로 추방되는 이맘이 생기는 등 바야흐로 ‘이슬람 성직자 수난시대’라 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무슬림 전체를 범죄자로 매도하는 조치”라는 반발이 나오지만, 이슬람 주류 사회는 당면한 반(反) 이슬람 여론을 진화하기 위해 정부에 협력하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 내 모스크와 이슬람 기도실에 대한 외국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의 지원을 받은 모스크의 극단주의 설파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도 “증오를 부추기는 자가 모스크에 서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유럽 정부는 이슬람 성직자의 추방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택하고 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14일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주의 소도시에서 설교를 하던 40대 이맘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추방된 이맘은 튀니지 출신으로 최근 급진 이슬람단체와 연계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었다. 난민에 관대한 독일에서도 내무부가 잠재적 테러리스트 등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인물을 누구나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마련에 나섰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유럽에서 종교 지도자를 추방하는 일은 극히 예외적인 강경 대응으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3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던 이맘 아부 콰타다를 소송 8년 만에 추방했다. 콰타다에 대한 소송을 진두 지휘했던 당시 내무장관이 바로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로, 콰타다 추방은 메이 총리의 업적으로 평가될 정도다.

유럽 정부의 강경 대응은 일부 모스크가 젊은 무슬림을 급진화시키는 테러 교육기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파리 니스에서 ‘트럭 테러’를 일으킨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도 지난 4월부터 극단주의 성향의 모스크를 다니며 외로운 늑대로 거듭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프랑스 의회는 수니파가 주류인 모로코와 알제리로부터 프랑스로 유입된 모스크 지원금이 지난해 800만유로(약 99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무차별적인 종교탄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이슬람혐오 반대연합’(CAIF)의 마르완 무하메드 사무국장은 “모스크 전체를 테러리스트와 연계돼 있다고 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유럽 주류 이슬람사회는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프랑스무슬림평의회(CFCM)는 지난 2일 “외국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할랄 식품업계에서 나오는 수수료 등을 재원으로 모스크를 지원하는 자체 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유럽무슬림연합(EML)도 지난 4일 “급진 성향 이맘들을 막기 위해 모스크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잇따른 테러로 종교 자유에 관대한 독일에서마저 무슬림 여성의 부르카(전신 가리개) 착용 금지 조치가 거론되고 미국 뉴욕에서 이맘이 증오범죄의 타깃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급속히 확산되는 이슬람포비아를 우선 모면하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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