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축구와 여자 핸드볼의 탈락으로 마지막 남은 한국의 구기종목인 여자 배구가 8강전에서 네덜란드와 맞붙게 됐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5일(한국시간) 여자배구 8강 토너먼트 추첨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A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카메룬을 세트 스코어 3-0(25-16 25-22 25-20)으로 완파하고 조 3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B조 2위 네덜란드(세계랭킹 11위)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네덜란드는 한국이 내심 바라던 상대다. 8강전 조추첨을 앞두고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세르비아보다 네덜란드가 낫다”고 말했었다. 이 감독은 “세르비아는 중앙 라인이 강하다”며 “리시브 연결이 잘 돼 중앙 공격이 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우려했다. 세계랭킹 6위인 세르비아는 한국 여자프로배구 V리그에서 현대건설의 3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끈 주역 브란키차 마하일로비치(25)를 주축으로 묵직한 공격을 하는 팀이다. 때문에 메달로 향하는 길목에서 네덜란드와 만나는 것은 우리로선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진이다.
특히 한국은 네덜란드를 이긴 경험이 많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이 10승 6패로 앞선다. 올해 5월 열린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도 한국은 네덜란드에게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리우에 오기 직전인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2차례 친선 경기를 치러 1승 1패를 기록했다. 실전과 연습 경기를 통해 이미 수 차례 네덜란드 팀을 파악한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미국, 세르비아 등 강팀이 포진한 B조에서 2위를 차지한 점을 고려할 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다. 이번 예선에서 네덜란드는 미국에게만 2대 3으로 졌을 뿐 세르비아, 중국, 이탈리아, 푸에르토리코를 연파하고 4승 1패의 성적을 냈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28ㆍ터키 페네르바체)은 “네덜란드가 예전에는 편한 상대였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하는 것을 보니 마냥 편할 것 같지만은 않다”며 경계했다.
대표팀의 1차 과제는 라이트 김희진(25ㆍIBK 기업은행)의 부진을 해결하는 것이다. 김희진은 올림픽 시작 전부터 리우 메달행을 보장할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러나 김희진은 1차전인 일본전에서 5득점에 그쳤고, 러시아전에서도 제 역할을 못해 김연경에게 부담을 안겼다. 다행히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부터는 경기 감각이 되살아났고, 카메룬과의 최종전에선 1세트에 서브 에이스를 두 개나 만들어냈다. 이 감독은 “(김)희진이가 그동안 아킬레스건이 부어 고생했지만 이제 통증이 없다고 하더라”며 기대를 비쳤다. 그러나 김희진의 부진이 계속될 것에 대비해 경험많은 황연주(30)를 대신 투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정아(23ㆍIBK기업은행) 이재영(20ㆍ흥국생명)의 서브 리시브 불안 역시 해결해야 한다. 약체인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불안한 서브 리시브로 초반 고전했다. 이 감독은 8강전에서 리베로인 김해란(32ㆍKCG 인삼공사)이 서브를 많이 받게 해 이 부분을 보강할 계획이다. 여자배구 8강전은 16일 오후 10시에 치러진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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