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두통도 병이다] <3> ‘만성 편두통’의 고리를 끊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두통도 병이다] <3> ‘만성 편두통’의 고리를 끊자

입력
2016.08.15 20:00
0 0

박미영 영남대의료원 신경과 교수

박미영 영남대의료원 신경과 교수
박미영 영남대의료원 신경과 교수

편두통은 생각보다 무서운 질환이다. 흔히 편두통을 ‘머리의 한쪽이 아픈 두통’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로는 환자마다 편두통의 빈도, 강도, 증상이 다 다르다. 주로 한쪽 관자놀이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머리 전반에 걸쳐 나타나기도 하고, ‘칼로 찌르는 듯 날카로운’ 혹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편두통은 4시간 이상, 길게는 3일 내내 주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두통과 함께 눈부심, 울렁거림, 식욕저하 등을 동반해 더 고통스럽다. 일부 환자는 “편두통이 시작되면 작은 소리에도 통증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이 어려워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누워있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편두통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만성화되면 삶의 질과 가족 관계나 직장 등 사회생활에도 심각한 손실을 끼칠 수 있다. 지난해 편두통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50만 명으로, 이 가운데 67.7%가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0~50대 환자였다. 경제활동 하는 주요 인구가 편두통으로 생산활동에 큰 지장을 받는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 편두통 환자의 20%는 사회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져 심각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편두통 치료하러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우 적다. 질환을 심각히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보통 약국에서 구입한 진통제로 혼자 통증을 이겨내려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대다수가 이미 만성 편두통으로 진행한 경우라 안타깝다. 인구의 약 4~5%까지 만성 두통을 겪으며 그 중 약 1%는 약물과용성 두통으로 추정된다. 만성 편두통 환자 중 의사 진단 없이 진통제를 과다 복용한 경우가 73%나 된다는 보고도 있다.

편두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두통 전문의와 상담해 증상에 맞는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편두통은 두통 발생시점에서 약을 먹어 통증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와 두통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조절하는 예방치료로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예방 치료는 한 달에 8번 이상 편두통이 발생하는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한다. 경구약물치료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을 4~6개월 정도 먹으며 점차 약물을 줄인다.

경구약물 예방치료에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거나, 위장장애, 약물과용 부작용,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다면 주사치료를 할 수 있다. 주사치료는 보톡스를 머리 이마 등 연구결과에 의한 프로토콜에 따라 투여하는 방식이다. 북미와 서유럽 대규모 연구(PREEMPT) 결과, 보톡스 주사치료가 만성 편두통을 겪는 날과 두통 횟수를 줄이고, 트립탄 약물복용도 줄이는 등 여러 면에서 치료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 또한 1회 치료 시 효과가 3개월 이상 지속되므로 매일 약을 먹는 부담도 줄였다. 최근 만성 편두통에서 ‘보톡스 예방치료’는 미국신경과학회 두통치료지침에서도 반드시 시도해야 하는 치료로 권고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허가를 받았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편두통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편두통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복합성 두통으로 악화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편두통을 가벼이 보지 말고, 반드시 조기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