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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낭자들, 골프 '금·은·동 싹쓸이' 도전

입력
2016.08.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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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감독(왼쪽부터), 박인비, 양희영이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연습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리 감독(왼쪽부터), 박인비, 양희영이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연습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숙소에는 조촐하지만 특별한 음식상이 차려졌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39ㆍ하나금융그룹)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 입국이 늦어진 전인지(22ㆍ하이트)를 제외한 박인비(28ㆍKB금융그룹), 김세영(23ㆍ미래에셋), 양희영(27ㆍPNS창호)을 위해 손수 요리한 부대찌개였다. 선수 부모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를 찾은 김세영의 아버지도 낙지 등을 조리해 선수단 아파트로 공수했다. 이들은 지구 반대편 낯선 땅에서 한국의 맛을 함께 느끼며 전의를 다졌다.

태극 낭자들이 116년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여자 골프에서 금ㆍ은ㆍ동메달 싹쓸이에 도전한다.

박인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1라운드에 나란히 출전한다. 여자 양궁처럼 한국 여자 골프도 세계 최강이다. 이들의 세계랭킹은 박인비가 5위, 김세영 6위, 전인지 8위, 양희영 9위다. 랭킹으로 보나, 면면으로 보나 모두 금메달 후보들이다. “금ㆍ은ㆍ동메달을 싹쓸이하겠다”는 박세리 감독의 목표가 결코 허세에 찬 말이 아니다.

여자골프 박인비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연습라운딩을 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골프 박인비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연습라운딩을 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선수들 또한 의욕이 대단하다. 지난 12일 리우에 도착한 박인비는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 골프코스부터 찾았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의 마지막 남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코스를 둘러본 박인비는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 1라운드 시작 전까지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올림픽 골프코스 18번 홀에서 남자 골프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는 15일 오전에도 다른 홀에서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여자 대회 공식 연습은 15일 오후부터지만 선수들은 코스가 비워지기 무섭게 클럽을 들고 코스 점검에 나섰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일몰 때까지 5~6개 홀을 돌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박인비 등 4명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우승한 대회는 총 25개에 달한다. 그러나 올림픽은 코스가 생소할 뿐 아니라 올림픽이 갖는 부담감과 특수성이 일반 대회와 다르다. 김세영은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대회에서 첫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을 당연하게 여기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모두가 올림픽에 처음 나오는 만큼 신인의 마음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여자 골프 역시 남자 대회처럼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출전 선수 60명이 나흘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쳐 메달을 가린다. 앞서 열린 남자 대회처럼 해안을 낀 올림픽 골프코스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 랭킹 1ㆍ2위인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와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을 최대 경쟁자로 꼽았다. 박인비는 “내가 아니더라도 동료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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