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3년 만에 봉황대기 패권 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군산상고는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 준결승에서 8-4로 승리했다. 이로써 군산상고는 우승을 차지했던 2013년 제41회 대회 이후 3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군산상고는 1982년 제12회 대회에서 조계현(KIA 수석코치), 이동석(전 쌍방울), 백인호(KIA 코치) 등 기라성 같은 멤버를 앞세워 봉황대기 첫 우승을 차지했고, 나창기 현 호원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1996년 제26회 대회에서는 정대현(38ㆍ롯데)과 이진영(36ㆍkt)을 앞세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3년에는 부임 2년째였던 석수철(43) 감독의 지도력이 빛나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군산상고는 이번 대회 초반 대진운이 따르지 않아 1회전을 두 번 치러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강호를 연파하며 승승장구했고, 준결승에서 우승후보 덕수고마저 제압하는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덕수고는 올해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교야구 ‘원톱’으로 봉황대기를 통해 3관왕 달성이 유력시됐던 팀이다.
군산상고는 1회초 시작하자마자 덕수고 선발 박건우(3년)의 제구 난조에 편승해 4사구 3개와 희생플라이, 실책을 묶어 2점을 선취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0으로 앞선 3회에는 1사 후 3번 김길중(3년)의 좌중월 2루타에 이은 4번 유상진(3년)과 5번 김영중(3년)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4-0으로 달아났다. 덕수고도 그대로 주저앉진 않았다. 0-4로 뒤진 4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얻어 1점을 따라붙은 뒤 6회에도 4번 강준혁(3년)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2-4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군산상고는 다시 7회 1점을 얻고 5-2로 앞선 9회초 집중 3안타와 볼넷 2개로 3점을 보태 8-2를 만들며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군산상고 4번타자 김영중은 5타석 1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마운드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군산상고는 이번 대회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호남권 야구의 쇠락 속에 군산상고 역시 뚜렷한 장점이 없는 팀으로 평가됐다. 석수철 군산상고 감독은 경기 후 “16강이 목표였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 여기까지 왔다”면서 “봉황대기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해보겠다”고 밝혔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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