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강기화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를 밑돌고 있다. 시중 투자자금이 0.1%라도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아 떠도는 '단기 부동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중에서 금리 2%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99.8%에 달했다. 은행에서 정기예금 계좌를 새로 만들면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금리를 받게 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0.2%는 금리가 2.0∼3.0% 미만이었다.
금리 2% 미만의 정기예금 비중은 2014년 12월 18.1%, 2015년 1월 22.6%, 2월 30.7% 수준이었으나 2015년 3월 66.0%로 급격히 늘었고 4월엔 92.1%까지 증가한 이래 90%대를 유지해왔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의 가중평균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6월 연 1.52%까지 떨어졌고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정기적금도 연 1.68%, 주택부금은 연 1.85%로 하락했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의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이젠 2금융권에서도 금리 2%대의 예금상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6월 가중평균금리는 연 2.10%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이 저금리시대를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면서 수신금리를 소폭 인상한 탓이다. 신용협동조합의 1년짜리 정기예탁금 금리도 연 2.05%로 집계돼 아직 2%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종금사 발행 어음(7일 이하)은 1.27%, 기업어음(CP) 매출(91일)은 1.51%까지 하락하는 등 대부분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수신금리도 줄줄이 떨어져 1%대를 맴돌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1년 정기예탁금은 6월 가중평균금리가 연 1.98%로 집계돼 2% 선이 무너졌고 농협의 1년 정기예탁금은 연 1.65%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금융회사의 수신상품 금리가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가계의 자금 등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옮겨 다니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투자돼있는 이른바 '단기부동자금'은 지난 5월 말 현재 958조9,93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조원 가량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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