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34세 푸이그, 세계 2위 꺾고
스쿨링은 접영 100m 펠프스 이겨
女 자유형 100m 시몬 마누엘
흑인 여성 수영선수 첫 금메달 영예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이변이 있어야 스포츠다. 리우올림픽에서도 ‘골리앗을 넘어뜨린 다윗의 신화’를 쓰고 있는 신성들이 전세계 스포츠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여자 육상의 신예 일레인 톰슨(24ㆍ자메이카)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100m 결선에서 쟁쟁한 톱랭커들을 꺾고 10초7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초71은 88 서울올림픽서 나온 세계기록(10초62)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톰슨은 출발 반응 속도 0.157로 8명 가운데 7위에 그쳤으나 폭발적 가속력을 보이며 선두로 치고 나가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은메달은 10초83을 기록한 토리 보위(26ㆍ미국)가 차지했고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30ㆍ자메이카)는 10초86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톰슨은 고교 시절 ‘너무 느리다’는 이유로 육상부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19세이던 그의 100m 최고 기록은 12초01로, 육상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뒤 톰슨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여자’로 우뚝 섰다.
테니스 여자단식의 모니카 푸이그(34ㆍ세계랭킹 34위)는 자신보다 랭킹이 32계단이나 높은 안젤리크 케르버(28ㆍ독일ㆍ랭킹 2위)를 무너뜨리고 푸에르토리코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푸이그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결승에서 케르버를 2-1(6-4 4-6 6-1)로 제압했다. 1948년 런던 올림픽부터 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 푸에르토리코가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푸이그는 “모든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기뻐했다.
마이클 펠프스(31·미국)의 접영 100m 4연패를 가로막은 싱가포르의 조셉 스쿨링(21)도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스쿨링은 13일 오전 남자 접영 100m 결선에서 50초39의 기록으로, 펠프스(51초14)를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스쿨링은 영국군 장교인 증조부와 포트투갈-유라시아계 증조모,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어머니까지 다양한 인종적 뿌리를 가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리우 올림픽 첫 날 여자 10m 공기소총 정상에 오른 버지니아 트래셔(19ㆍ미국)도 이변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그는 결선에서 208.0점을 기록하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챔피언 중국의 두리(207.0점)를 1점차로 누르고 리우 올림픽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두리는 예선에서 420.7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1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결선 무대 주인공은 트래셔였다. 트래셔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꿈꿨지만 고교 입학 무렵에 사격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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