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지역과 관련, 제3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내 골프장 인근 부지를 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성주군의 요청이 있다면 이 지역으로의 이전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유력한 제3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4일 “최근 성주군 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인근 부지를 국방부 관계자들이 답사했다”며 이 지역을 제 3부지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방부 실무자들이 지난 10일께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골프장 인근 부지를 답사했고 11일에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답사한 골프장은 한미가 사드를 배치키로 결정한 성산포대에서 북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골프장 인근 임야 82만㎡는 롯데 측이 9홀을 추가 조성하기 위해 사들인 곳이지만 당분간 확장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해발 380m인 성산포대 보다 높은 해발 680m 고지대인데다 성주읍 북쪽에 위치해 있어 성주 군민 입장에선 레이더 전자파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역이다. 또 골프장까지 도로가 조성돼 있는 등 그간 제3후보지로 거론돼온 염속산이나 까치산보다 접근성도 높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성주군 측이 부지 이전을 요청해오면 사드 배치 부지를 바꿀 수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부지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 측이 여전히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있어 제3후보지 검토가 공식화할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성주군 내에선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제3후보지를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성주군의 요청이 있더라도 실제 부지 이전 결정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미군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며 작전 측면의 적합성과 사드 배치 완료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성산포대와는 달리 사유지인 만큼 부지 매입 절차를 거치다 보면 내년 말 배치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7일 성주를 방문해 투쟁위 측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성주 군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며 “골프장 부지로의 이전 가능성을 먼저 제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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