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양궁 ‘2인자’들의 비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양궁 ‘2인자’들의 비상

입력
2016.08.14 20:00
0 0
리우 올림픽에서 각각 ‘2관왕’을 차지한 한국 양궁 대표팀의 장혜진(왼쪽), 구본찬이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우=뉴시스
리우 올림픽에서 각각 ‘2관왕’을 차지한 한국 양궁 대표팀의 장혜진(왼쪽), 구본찬이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우=뉴시스

올림픽 양궁 전 종목 석권의 마지막 퍼즐은 만년 ‘2인자’들의 몫이었다.

쟁쟁한 동료 선수들에게 가려 ‘만년 2위’ 평가를 받았던 구본찬(23ㆍ현대제철)과 ‘늦깎이’ 장혜진(29ㆍLH)이 리우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단체전과 함께 남녀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1인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의 장 샤를 벨레동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땄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처음으로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동안 구본찬은 굵직한 대회마다 1등이 아닌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세계랭킹 1위 김우진(24ㆍ청주시청)에 집중됐다. 친구인 김우진이 고교생이었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며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던 것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구본찬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2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었던 개인전에는 당시 대표팀 맏형이었던 오진혁(35ㆍ현대제철)과 이승윤(21ㆍ코오롱)에 밀려 나서지도 못했다.

그는 설움을 딛고 묵묵히 활시위를 당겼고, 2년 뒤 세계 정상에 올랐다. 구본찬은 세계 1위 김우진의 개인전 초반 탈락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8강전과 4강전에서 두 차례 슛오프(동점으로 끝났을 대 승자를 가리기 위해 추가로 쏘는 것)의 압박도 극복했다. 리우에서 가장 화려한 밤을 보내고 있는 구본찬은 “1차는 소주, 2차는 노래방에서 뒤풀이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작은 키 때문에 ‘콩짱(땅콩 중의 짱)’으로 불리는 장혜진도 돌고 돌아 정상의 자리에 섰다. 장혜진은 4년 전 대표 선발전에서 쓰라진 패배를 맛봤다. 당시 런던올림픽 대표 후보 선수 4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막판 최현주(32ㆍ창원시청)에게 밀렸다.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던 장혜진이 삼켜야 했던 눈물은 썼다.

이런 아픔을 털어내고 태극마크에 도전한 장혜진은 강해져 있었다. 리우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장혜진은 강채영(20ㆍ경희대)과 피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해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다. 불과 1점 차, 드라마틱한 승부로 얻은 3위 자리였다.

어린 후배의 눈물을 가슴에 품은 장혜진은 올림픽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털털한 성격에 자신감 넘치는 그는 맏언니로서 한국 여자 양궁의 단체전 8연패를 이끌었고 개인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화려한 대관식을 했다.

구본찬과 함께 ‘2인자의 설움’을 시원히 날려버린 장혜진은 “선발전 4등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내서 후련하다”며 “현재 이순간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