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불구 예금 고객 되레 늘어
은행, 우대금리 얹어줄 유인 줄어
통상 광복절이 낀 8월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 이벤트가 열릴 때면 어김 없이 등장하던 은행권 ‘특판 상품’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고객 유치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은행들이 다투어 ‘애국 마케팅’을 펼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사상 최저 예금 금리에도 오히려 은행으로 돈이 몰려드는 저금리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중 올해 광복 71주년을 기념해 특판 상품을 내놓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작년만 해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광복절 2~3개월 전부터 우대금리를 얹은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8ㆍ15 예ㆍ적금은 한 달 만에 판매액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달 초 시작된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활용한 은행권 마케팅도 찾아보기 어렵다. 리우 올림픽과 연계한 은행권 상품은 KEB하나은행이 선보인 ‘오! 필승코리아 예ㆍ적금’이 유일하다.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올림픽 열기에 기댄 금융권 이벤트가 쏟아졌지만 요즘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는 최근 달라진 금융환경과 무관치 않다. 저금리 장기화로 자금을 싸게 조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굳이 우대금리를 얹어 줘가며 고객 유치에 나설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는데도 오히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이 느는 상황이라 과거처럼 고객 유치를 위해 특판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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